
논란의 중심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두 아시아 선수의 처우다. 한국 출신 내야수 김혜성은 시범경기 내내 4할 7리라는 경이적인 타율을 기록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공수주에서 즉시 전력감임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스윙 궤적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모호한 이유를 들어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반면, 일본의 '괴물 투수'로 불리는 사사키 로키에 대한 대우는 정반대다. 사사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8.2이닝 동안 15실점, 평균자책점(ERA) 15.58이라는 참혹한 성적을 남겼다. 제구 난조와 구위 저하가 뚜렷했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그를 개막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확정하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이러한 이중잣대의 배경에는 결국 '돈'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사키는 이미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일본 내 거대 자본을 다저스로 끌어들이는 핵심 마케팅 카드다.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가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 발생하는 광고 수익과 중계권 가치가 김혜성의 4할 타율보다 구단 입장에선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로버츠 감독 체제의 다저스는 승리를 위한 최선의 라인업보다 수익을 위한 최선의 라인업을 짜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력으로 증명해도 마케팅 가치에 밀려 기회를 박탈당하는 구조라면, 한국 선수들에게 다저스는 더 이상 '꿈의 구단'이 아닌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로버츠가 있는 한 한국 선수의 실력은 비즈니스 논리에 희생될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숫자의 게임이라면, 4할과 15점대라는 숫자 앞에서 다저스가 내린 선택은 야구사에 유례없는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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