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2025 시즌, 그 화려했던 기세는 많이 사라진 상태다. 이제 팬들이 떠올리는 것은 전성기의 '꽃범호'가 아니라, 조금은 시든 '흙범호'다.
올해 KIA 부진의 원인은 명확하다.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이 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도영과 김선빈 같은 주축들의 잦은 부상으로 라인업이 흔들렸고, 그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 부진이 겹치면서 공격의 결정력이 떨어졌다. 마무리 정해영 역시 기대만큼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팀 경기력에 부담을 더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독의 역할이 무시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여전히 경험과 카리스마를 갖고 있으며, 팀을 통솔하는 능력은 여전하다. 다만 선수 구성과 부상, 외국인 타자의 부진까지 겹친 상황에서는 감독 혼자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팬들이 느끼는 '흙범호'의 아쉬움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KIA는 부활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핵심은 선수단의 회복과 보강이다. 부상 선수들의 건강 회복과 함께,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다시 한 번 전성기 시절의 힘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며, 감독과 선수단, 구단이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가능하다.
팬들의 시선에서도 흥미롭다. '꽃범호' 시절의 기억을 간직하며 부활을 기대하는 팬들과, 올해 부진을 직시하며 현실적 우려를 갖는 팬들이 공존한다. 내년 시즌 KIA의 성패는 결국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 선수단 회복력, 그리고 보강 전략이 얼마나 맞물리느냐에 달려 있다.
'흙범호'라는 자극적 표현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다. 그것은 팬들이 가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동시에 내년 시즌 부활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과연 KIA와 이범호 감독은 다시 '꽃범호' 시절의 기세를 되찾을 수 있을까? 내년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 모든 관심은 이 질문에 집중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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