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17일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0-6으로 완패했다.
이날 롯데 타자들은 완봉 행진을 이어간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로 8회말까지 고작 안타 3개만 만들어냈다. 볼넷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와이스가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마친 후 등판한 김종수에게서는 안타 1개를 추가했지만,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롯데 타선의 무득점 행진은 14일 인천 SSG전 9회초부터 시작됐다.
다음 날인 15일 경기에서는 SSG 에이스 드류 앤더슨을 맞아 7회초까지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앤더슨은 속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손을 대는 롯데 타자들의 패턴을 정확히 파악해 이날 11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롯데는 이날 SSG 불펜 이로운, 조병현을 상대로도 볼넷 2개만 얻어냈을 뿐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현재 롯데 타선은 주전급 선수들의 절반가량이 빠진 상황이다.
주전 1번 타자이자 중견수인 황성빈이 5월 손가락 골절로 이탈한 이후, 나승엽(눈 부상)과 윤동희(허벅지 부상)가 부상과 부진으로 연달아 빠졌다.
여기에 이들을 대신하던 이호준(손가락 부상)과 장두성(폐출혈)까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부상을 변명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KBO리그 대표 명장 중 한 명인 김 감독은 상대 에이스들과의 대결에서 고전한 경험이 풍부하다.
두산 감독 시절인 2021년에는 두산 타자들이 당시 SSG 에이스 윌머 폰트 앞에서 연일 무력감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당시 김 감독은 "선수들이 '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매번 '상대 에이스가 나오는 날은 치기 힘들다'고만 할 수는 없다"며 "전력 분석을 더 깊이 하든 어떤 방법이든 써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각오를 다진 두산 타자들은 이듬해 5월 1일 인천 원정에서 폰트를 상대로 5회초까지 7안타 5득점을 폭발시키며 복수를 완성했다.
김 감독은 현재 롯데 타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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