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보아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2회 2사 만루 상황을 만든 후 KBO리그 역대 9번째 삼중 도루를 내줬다.
투구 전 허리를 거의 지면과 90도 각도로 깊숙이 숙이는 감보아의 버릇을 삼성이 놓치지 않고 이용한 것이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달리기 시작했음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삼중 도루를 허용한 장면에 야구팬들은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마운드에 개미가 지나갔다' 등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제 감보아와 대결하게 될 나머지 9개 구단은 즐거워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구위를 보유하고도 데뷔전에서 상대 주루에 당황하며 4⅔이닝 4실점 패배를 당했던 감보아는 다음 경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감보아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를 차지했다.
안타를 2개만 내줄 정도로 구위는 강력했고, 볼넷 1개와 탈삼진 6개에서 확인되듯 제구력은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땅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2사 2, 3루에서 어준서와 맞선 그는 정확히 1루 방향을 응시하며 투구해 유격수 뜬공으로 간단히 정리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감보아가 이런 투구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영입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할 때는 이런 투구 습관으로도 주자를 묶는 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KBO리그 데뷔전에서 혼란을 겪은 것이다.
감보아는 즉시 투구 자세를 교정했고, 굳이 땅을 바라보지 않아도 강속구를 던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감보아는 키움전에서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무엇보다 경기 초반이나 후반이나 구속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돋보인다.

감보아에게 관심을 표했던 KBO리그 구단은 롯데뿐만이 아니었다.
MLB 경험이 없고 왼손 투수로 최고 시속 150㎞ 중반대 공을 구사하는 감보아는 주자 견제와 제구력 등 약점만 보완하면 리그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이었다.
지난해부터 감보아를 지켜봐온 롯데는 진정성 있게 접근해 KBO리그행을 설득했고,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감보아가 3일 키움전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을 지속할 수 있다면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은 더욱 현실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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