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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들의 KBO 장악' 역대급 활약에 리그 WAR 절반 차지

2025-05-20 16:43

한화 폰세
한화 폰세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화 코디 폰세와 NC 라일리 톰슨이 이틀 연속 노히트노런 직전까지 가는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2025시즌 '투고타저' 현상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17일 한화 폰세는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18탈삼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류현진이 2010년 세운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17개) 기록을 15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폰세는 8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며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뻔했다.

바로 다음 날인 18일에는 NC 라일리 톰슨이 울산 키움전에서 8이닝 동안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9회 첫 타자에게 안타를 내줘 아쉽게 노히트노런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이 이틀 연속 대기록에 도전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025시즌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재 평균자책점 2점대 이하인 외국인 투수만 8명에 달하며, 폰세(1.48)와 롯데 터커 데이비슨(1.96)은 시즌 30%가 지난 시점까지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리그 전체 투수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총합 73.41 중 외국인 투수들이 32.67을 차지해 44.5%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역대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차지한 비중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과거에는 2018년(40.06%)과 2024년(40.05%)에만 40%를 넘었으며, 올해는 키움이 예년과 달리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치러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더욱 특별한 성과다.


NC 라일리
NC 라일리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리그 전체 투고타저 현상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99에서 3.21로 크게 낮아졌다. 국내 투수들도 지난해 5.19에서 올해 4.53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외국인 투수들과는 격차가 크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KBO리그를 통해 메이저리그(MLB)로 재진출하는 '역수출' 사례가 늘면서 한국 진출을 노리는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아시아 진출 1순위였던 일본보다 한국이 더 나은 환경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팀 내 외국인 간 경쟁이 치열한 반면, 한국에서는 1·2선발 자리를 사실상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와 코너 시볼드(탬파베이) 등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거나 투구 메커니즘을 개선한 뒤 MLB에 복귀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한 끗 차로 MLB에서 밀려난 투수들이 한국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성공 스토리가 쌓이면서 더 유망한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를 찾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과 팀 성적 간의 상관관계도 뚜렷하다. 리그 상위권을 달리는 LG, 롯데, 한화는 모두 폰세, 데이비슨, 치리노스 등 압도적인 외국인 에이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입단 당시 큰 관심을 모았던 두산 콜 어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두산은 9위에 머물러 있고,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치러온 키움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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