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목)

야구

"더그아웃선 코치, 훈련장선 선수" 39세 이용규의 이중생활

2025-05-01 07:05

최근 플레잉 코치로 등록한 키움 외야수 이용규. 사진[연합뉴스]
최근 플레잉 코치로 등록한 키움 외야수 이용규. 사진[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8일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9)를 플레잉 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 초창기나 축구, 배구에는 보기 어렵지 않은 이름이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드문 사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선수이면서 코치'인 이용규의 신분을 전산상으로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이용규의 코치 등록은 플레잉 코치 발표 후 엿새가 지난 24일에야 이뤄졌다.

그러나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용규는 "아직 저는 선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규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결심한 건 절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고 했다.

지난 2021년 키움에 입단한 이용규는 성실한 자세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인정받아 올해도 선수로 재계약했다.

올 시즌은 아직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했고, 이번에 플레잉 코치로 선임되며 '은퇴 수순을 밟는 게 아닌가'라는 추측이 나왔다.

키움 히어로즈 합류한 강진성.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합류한 강진성.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용규는 "(은퇴 후) 미래에 대해 정확하게 정한 것도 아니고, 아직은 선수 생활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올해도 잘해서 내년에도 현역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줄곧 1군 선수단과 동행 중인 이용규는 코치로 등록된 지금도 경기 전에는 후배들과 함께 '선수' 훈련을 소화한다.

그리고 경기 중에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에게 조언하며 '코치'로 일한다.

이용규는 "다른 코치님들은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말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제가 조금 더 여유 있게 말해준다"고 자신의 임무를 소개했다.

또한 "작년까지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원래부터 후배들은 편하게 물어봤다.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코치가 됐다고 더 물어보고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코치' 직함을 달면서 얻은 것도 있다.

이용규는 "경기를 전체적으로 보게 됐다. 선수였을 때는 오로지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넓은 시야로 팀을 본다"고 말했다.

최근 키움 코치진은 이용규의 '선수로서 1군 복귀'를 검토 중이다.

야시엘 푸이그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주형까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외야수가 필요해졌다.

2,100안타를 달성한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사진[연합뉴스]
2,100안타를 달성한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용규의 고질적 증세인 오른쪽 손목 통증 때문에 1군 복귀 시점이 늦춰졌다.

이용규는 "1군에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든 뛸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그게 제 임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선수로 등록돼서 나가게 된다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규는 통산 2천132개의 안타와 396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도루 4개를 추가하면, 전준호만이 보유한 '2천 안타-400도루'를 달성한다.

이용규는 "정말 이루고 싶은 기록이다. 만약 복귀한다면, 팀 승리에 도움이 될 때 도루 4개를 성공해 400도루를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