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 3연패 위기에 놓인 LG를 구할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승기는 5이닝 6안타(2홈런) 2볼넷 7삼진 3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직전까지 쌓아온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고, 팀은 아쉽게 3연패에 빠졌다.
그의 원정 첫 등판은 순항하는 듯했다. 3회까지 투구 수 58개로 1실점만 허용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LG가 2-1로 앞선 4회말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듯했다. 하지만 바로 그 이닝, 예상치 못한 악몽이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진영과의 대결. 볼카운트 2-0으로 몰린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노린 송승기의 시속 142km 직구가 이진영의 배트에 정확히 맞았다. 공은 담장을 넘어 125m 비거리의 중월 홈런이 되었고, 경기는 순식간에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이도윤과 이재원을 단 5개의 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심우준과의 승부에서 던진 시속 146km 직구가 또다시 좌측 담장을 넘어가고 말았다. 두 번째 솔로 홈런. 이 한 방이 결국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이번 등판 전까지 송승기의 기록은 인상적이었다. 2승 1패에 평균자책점 2.51, 5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허용한 홈런이 단 한 개뿐이었다는 것. 그러나 이 모든 성적은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거둔 결과였다.
"잠실에서 던지는 것과 지방 구장에서 던지는 건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한화 김경문 감독의 경기 전 발언은 결국 적중했다. 김 감독은 "구장이 넓으면 투수들 마음이 편하다. 오늘은 기회를 노려 우리가 많이 쳐야겠다"며 웃었는데, 실제로 한화 타자들은 송승기를 상대로 두 개의 결정적인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하나는 균형을 맞추는 동점포, 다른 하나는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포. 익숙한 환경을 벗어난 첫 경기에서 송승기는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떠안았고, 팀의 연패도 끊지 못했다. 넓은 잠실구장의 안락함을 떠나 맞이한 첫 원정에서, 그는 프로야구의 또 다른 현실을 몸소 체험했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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