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한국과 일본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8회 말, 2사 1, 3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2006 WBC 본선 1라운드 한일전. 1-2로 뒤진 8회, 이종범이 출루하자 이승엽은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4강 한일전. 한국이 1-2로 뒤진 8회 초, 이승엽은 이시이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쳐 승부를 뒤집었다.
이승엽은 KBO 리그 경기에서도 8회에 열띤 활약을 펼쳤다.
2014년 5월 28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2-4로 뒤진 상황에서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쳤다.
또 넥센과의 2014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이승엽은 0-1로 뒤진 8회초 2사 1루에서 넥센의 3번째 투수 손승락의 3구째를 받아쳐 1루에 있던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9회 삼성은 박한이어 투런포로 3-1로 승리했다.
그랬던 이승엽이 감독으로 8회에 역전당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3-2로 앞선 두산은 8회 롯데에 역전당하며 패했다.
이승엽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 "올해는 다를 것이다.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두산은 시즌의 19%를 소화한 26일 현재 11승 16패로 8위에 머물고 있다. 이길 수 있는, 또 이겨야 하는 경기를 내주고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에 불과 3경기 차밖에 나지 않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초반에 너무 많이 지면 곤란하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승률 5할에 맞춘다는 목표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지금이 이승엽 감독의 '8회'일 수 있다. 반전을 꾀해야 할 때가 됐다. 선수들도 실책을 줄이는 등 분발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