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 감독이 올 시즌 KBO리그를 강타한 투고타저 현상의 주범으로 수준급 외국인 투수 유입을 지목했다.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 감독은 제임스 네일(KIA), 코디 폰세(한화), 요니 치리노스(LG), 아리엘 후라도(삼성) 등을 예로 들며 "과거보다 빨라진 구속"이라는 무기로 타자들을 제압한다고 분석했다.
수치상으로도 KBO리그 투수 우위 현상은 뚜렷하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4.18, 타율 0.255로, 지난해 기록(평균자책점 4.91, 타율 0.277)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7명의 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는 이런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kt wiz의 이강철 감독도 이러한 견해에 힘을 보탰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KBO리그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외국인 투수들이 대거 합류했다"며 타격 부진의 원인을 외인 투수 강세에서 찾았다.
다만 투고타저 현상을 외국인 투수에게만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 국내파 LG 임찬규, kt 소형준·고영표, KIA 김도현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투수 우위 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도 투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라이크존 경계선만 걸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어 투수들이 더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경계선 가까이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를 받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그런 공들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타자들에게는 더욱 험난한 시즌이 예고된 셈이다. /연합뉴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