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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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정반대 행보' 디펜딩 챔피언 KIA, 불안한 마운드...반등 가능할까?

2025-04-09 16:55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지난해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지난 6일 잠실에서 LG에 1-5로 패한 KIA 타이거즈는 시즌 8번째 패배(4승)를 당하며 충격적인 9위에 자리했었다. 작년 이맘때 8승4패로 2위를 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최하위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다.

무엇이 통합 챔피언을 나락으로 떨어뜨렸을까? 그 해답은 세 가지 위기에 있다.

첫째, 강타자들의 침묵이다. 지난해 리그를 호령하던 타선은 어디로 갔을까? 팀 타율 3할(0.301), 득점권 타율 0.308, 대타 성공률 0.340으로 KBO리그를 지배하던 화력은 사라졌다. 올해 KIA의 팀 타율은 0.249로 리그 평균(0.254)에도 미치지 못한다.

MVP 김도영, 중심타자 박찬호와 김선빈이 부상으로 동시에 이탈한 것이 뼈아픈 타격이었다. 그 결과 이범호 감독은 '5점을 내야 이길 수 있다'는 강박 속에 매일 라인업을 뜯어고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둘째, 말 그대로 '무너지는 불펜'이다. 제임스 네일을 선두로 한 선발진은 평균자책 2.71(2위), 퀄리티스타트 7회(공동 2위)로 건재하다. 그러나 이들이 땀흘려 쌓은 것을 무너뜨리는 주범이 있으니, 7.62라는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불펜진이다.

놀랍게도 올 시즌 KIA가 당한 8패 중 6패가 역전패다. 작년에는 기어코 이기는 팀이었고 42번의 역전승을 올렸지만, 올해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셋째, 빈틈 많은 수비진이다. 수비 효율 0.656으로 리그 8위에 그친 KIA는 결정적 순간마다 수비 실책이 나오고 있다. 4일 LG전에서 중견수 최원준이 놓친 공 한 개가 동점 스코어로 이어졌고, 6일에는 좌익수 이우성의 포구 실책과 어설픈 송구로 3점을 허용했다.

공격력 약화, 불펜 불안, 수비 불완전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KIA지만, 모든 것이 절망적이진 않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돌아왔고, 김도영도 90% 이상 회복해 조만간 그라운드에 설 예정이다.

불펜의 핵심 정해영과 조상우도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 최강으로 꼽히던 그들의 힘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통합 2연패'를 외치며 시즌을 시작한 KIA에게 이 부진은 겸손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챔피언이었던 지난해에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12경기 동안 3승 9패로 곤두박질친 적이 있다. 차이는 그 위기가 올해는 시즌 초에 찾아왔다는 점 뿐이다.

모든 위대한 팀에게 위기는 있기 마련이다. 진정한 챔피언의 DNA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전력의 조각들이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가는 지금, KIA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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