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금)

야구

'타선 침체에 뚝심도 한계' 한화 김경문 감독, 결국 칼 빼들다

2025-04-09 17:35

코치진과 대화하는 김경문 감독
코치진과 대화하는 김경문 감독
"한 번 믿은 선수는 바꾸지 않는다." 철저한 '믿음의 야구'로 유명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결국 자신의 철학을 거스르는 선택을 했다. 타선의 극심한 침체가 계속되자 뚝심 대신 칼을 빼든 것이다.

팀 타율 0.169.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에 머물러 있는 초라한 성적표 앞에서 김 감독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냈다.

시즌 개막을 앞둔 인터뷰에서 "선수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그가 전격적인 엔트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화는 통산 27년 경력의 베테랑 안치홍(타율 0.067)과 주전 우익수로 낙점했던 임종찬(타율 0.136)을 2군으로 강등시켰다. 시즌 초반부터 대폭 라인업 변화를 주는 것은 김 감독의 과거 행보에서 찾아보기 힘든 결단이었다.

4승 9패로 빠르게 하위권으로 밀려난 팀 상황이 이러한 선택을 피할 수 없게 했다. 특히 4차례의 완봉패와 7차례의 2득점 이하 경기는 타격 침체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투수진의 선전이다.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와 토종 에이스 류현진을 축으로 한 한화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4.61(5위)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투수들이 잘 던져도 타자들이 화답하지 못하는 '투타 불균형'의 악순환이 계속됐다.

노시환(타율 0.163), 채은성(타율 0.167), 플로리얼(타율 0.128)까지 타선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관망할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한화에게도 희망의 불씨는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85의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여준 하주석이 1군에 합류했다. 또한 2004년생 젊은 타자 문현빈은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0.259)을 기록하며 침체된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삼성전에서는 생애 첫 연타석 홈런으로 4연패에 빠져있던 팀을 구해냈다.

7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화에게 이번 라인업 변화는 시즌 초반 매 맞은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변화가 채은성, 노시환 등 중심 타자들의 방망이까지 깨울 수 있다면, 한화의 반등은 충분히 가능하다.

구단과 팬들은 김경문 감독의 이례적인 결단이 한화 타선에 얼마나 신선한 충격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