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세 차례나 2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통산 88홈런을 쌓아올린 위즈덤의 장타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다만 저조한 타율과 많은 삼진이 KBO 무대에서 어떻게 표출될지가 변수였으나, 예상과 달리 균형 잡힌 타격으로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캠프 시절부터 동료들 사이에서 강력한 타구와 안정적인 타격 폼으로 화제를 모은 위즈덤은 초반 12경기에서 0.256의 평범한 타율을 기록했지만, 1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0.412라는 훌륭한 출루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이미 5개의 아치를 그리며 1.079의 OPS를 달성해 거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상대 팀들은 이미 '위즈덤 위협'에 대응 전략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다. 그의 메이저리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바깥쪽 높은 코스가 약점으로 파악됐지만, 몸쪽 공에 강한 특성이 드러나면서 투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G 역시 바깥쪽 높은 코스를 노렸으나, 작은 제구 실수만으로도 장타를 허용할 위험이 상존한다. 게다가 위즈덤 타석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전후 타자들이 유리한 타격 조건을 얻는 '위즈덤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위즈덤의 KBO 활약상이 화제다. 컵스 소식지 '커비스 크립'은 "KBO는 MLB 출신 선수들이 새 활로를 찾는 리그"라며 "위즈덤의 메이저리그 복귀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컵스에서 5년간 84홈런과 0.752 OPS를 기록하며 팀의 어두운 시기에 빛이 되었던 위즈덤이 해외에서 성공하는 모습에 팬들이 환호할 것"이라며 "KBO에서 그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사례는 타자보다 투수가 많았고, 34세라는 나이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올 시즌 특출난 활약을 보인다면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는 MLB 구단이나 거포가 필요한 일본 팀이 관심을 보일 여지는 충분하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