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전체가 타율 1할대의 극심한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플로리얼은 그 중심에서 더 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었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안타라는 충격적인 출발로 시작된 그의 여정은 4일 삼성전까지 타율 0.103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입단한 외국인 선수의 안타가 고작 4개. 그마저도 '맞았다'라기보다 '맞은 척'에 가까운 빗맞은 타구들이었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플로리얼의 안타 중 배럴 타구(타구 속도 98마일 이상, 적정 발사각)는 전무했다. 3월 27일 LG전 첫 안타의 타구 속도는 고작 시속 139km였고, 이후 기록한 안타들도 내야안타나 겨우 외야를 넘어가는 운 좋은 타구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22경기 만에 퇴출'이라는 쓰라린 기록을 남긴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전철을 밟는 것도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실제 첫 11경기 성적을 놓고 비교하면, 플로리얼(OPS 0.376)은 당시 오그레디(OPS 0.437)보다도 저조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플로리얼의 근본적인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배트 스피드나 선구안이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성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방망이가 망설임을 보이고, 좋은 공을 놓치는 패턴이 반복됐다.
플로리얼은 최근 타이밍을 앞당기기 위해 타격 자세부터 접근법까지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왔고, 이번 경기에서 그 노력의 첫 결실이 맺히기 시작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연속 타석 안타라는 작은 성공을 맛보았다.
현재 0.136의 타율과 0.445의 OPS는 여전히 반등이라고 부르기엔 이르지만, 플로리얼의 진짜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다. '오그레디 공포'를 완전히 떨쳐내고 한화 타선의 진정한 중심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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