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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오타니 '빈볼' 발언?...실투로 맞히면 '고의 빈볼' 시비 확산 우려

2023-02-24 09:43

고우석
고우석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급 축구 선수다. 상대 수비수들도 다 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상대 수비수에게 손흥민을 어떻게 막겠냐고 질문했을 때 그 선수가 "손흥민을 막을 방법이 없으면 아프지 않을 곳에 태클을 하겠다"고 농담했다고 치자.

농담이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선수가 실제로 태클을 해 손흥민이 쓰러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의 농담은 진담이었음이 드러났다며 난리가 날 것이다.

WBC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약 한 달 전 '실언'한 것이 한국과 일본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고우석은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를 만나면 어떡하겠냐는 질문에 "정말 막상 올라갔는데 던질 곳이 없다면 안 아픈 데 맞혀야죠. 내보내고 다음 타자와 승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농담으로 들린다.

하지만, 실전에서 오타니를 만나 자신이 의도했던 것과는 달리 오타니에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고 치자.

여론은 고우석이 고의로 오타니를 맞혔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고우석은 이를 의식해 오타니에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하다 큰 것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그것이 결정적인 상황이라면 더욱 뼈아프다.

괜한 말로 동료 일본 선수들의 분노를 살 수도 있다.

스즈키 이치로는 2006년 30년 간 상대가 일본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가 역풍에 시달렸다. 진의가 다소 와전됐지만, 어쨌거나논란을 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는 상대, 특히 라이벌 팀을 자극하는 발언은 가급적 삼가하는 것이 좋다. 농담이라도 말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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