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0월, 넷플릭스 예능팀은 한 다큐멘터리 PD의 예능 기획안을 받고 2주만에 프로그램 제작을 결정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 담당 유기환 매니저는 "기획안을 열어 봤는데 굉장히 거대한 스케일이어서 놀랐지만 이거는 꼭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기획의도가 너무 명확했다"라며 "굉장히 색다른 쇼가 될 것 같았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MBC 'PD수첩', '먹거리 X파일' 등을 연출해온 다큐멘터리 PD가 왜 서바이벌 예능을 만들게 됐을까.
장PD는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청자들이 이미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직접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잘 만들어 놓고 '와서 보세요'라고 말하는건 이제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예능을 도전한 이유는 "장르에 대한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라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100'의 소재는 그가 다닌 헬스장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 때 건강에 관심이 커져서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헬스장 게시판에 '이달의 챌린지', '이달의 베스트 바디' 등이 붙어 있는데, '왜 이 사람이 우승이지?', '저 사람이 더 나은 거 같은데?' 등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제대로 최강의 피지컬을 가려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오로지 몸으로만 승부를 보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장 PD는 자신의 다큐멘터리 연출 이력을 예능에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그는 "예능에 흔히 쓰이는 자막과 의도적인 편집 등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직 현장만 갖고 승부하고 싶었다"며 최대한 담백한 예능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출연진의 감정을 자막이 아닌 그림으로 설명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다큐멘터리의 특징 중 하나인 특수 카메라, 고속 촬영 등을 활용해서 부풀어 오르는 근육, 얼굴에 흐르는 땀 한 방울 등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피지컬: 100'은 출연자들의 살벌한 싸움을 있는 그래도 보여줌으로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출연진의 스포츠맨십에 감동까지 더한다. 목을 조르고 다리를 압박하다가도 경기가 끝나면 서로에게 존경의 의미로 고개를 숙인다. 경기에 진심으로 임해준 서로에게 맞절을 올리기도 한다.
출연진에 대해 장 PD는 "대부분의 출연진이 미련이 남지 않을 정도로 정말 최선을 다했고, 그게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손뼉 치고 포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한국 뿐 아니라 각 대륙별 혹은 문화권의 '피지컬: 100'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장 PD는 남은 회차에 대해 "이전까지 출연자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단체전 등이 펼쳐지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진다"며, "이제껏 주목받지 못한 새로운 인물들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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