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정찬헌에 이어 선발요원인 한현희와 타일러 애플러까지 불펜으로 등판시키는 강수를 두었으나 마무리로 나선 이영준이 무너졌다.
주로 불펜으로만 나서던 이영준을 마무리로 내 세운데는 무서운 기세로 세이브를 챙기던 문성현이 지난달 27일 kt전에서 박병호에게 끝내기홈런을 허용한데 따른 충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영준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SSG의 추신수에게 동점타-최지훈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아 시즌 13게임째만에 첫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이로써 SSG와 키움의 간격은 8게임차로 벌어졌다. 48게임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전반기 막판까지만 해도 2.5게임차로 따라 붙어 선두 자리까지 위협하던 키움이 이렇게 순식간에 멀어진 것은 후반기 부진이 결정적이다.
키움은 후반기 9게임에서 3승5패1무에 그쳤지만 SSG는 7승2패로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갔기 때문이다.
키움은 올시즌에 폭풍성장한 안우진이 2게임에 나서 1승도 못 올리고 1패만 안은 탓이 컸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도 각각 1패씩을 안았다.
특히 안우진은 지난달 28일 kt 위즈전에서 5⅔이닝 8실점으로 2019년 5월 16일 한화전 9실점 이후 1169일만에 최다실점을 해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다 애플러는 5월 27일 롯데전에서 4승째를 올린 이후 7게임에서 선발로 나서 4연패를 당했다. 최근 애플러를 1이닝 불펜으로 기용한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렇지만 이 경기만은 결코 놓칠 수가 없다. 바로 올시즌 최고의 빅카드 가운데 하나인 안우진과 김광현의 맞대결이다.
안우진은 이미 양현종(KIA)과 올시즌 두 차례 맞붙어 1승1패를 기록했다. 김광현과는 사상 첫 맞대결이다.
안우진은 올시즌 SSG전 연패를 기록중이다. 두 차례 폰트와 맞붙어 모두 패했다. 12이닝 7실점을 해 평균자책점도 5.25로 올시즌 자신의 평균자책점 2.41보다 배 이상이다.
따라서 안우진이 김광현과 맞붙어 승리하면 지금까지의 SSG전 약세를 한꺼번에 털어내고 다시 자신감을 붙일 수 있는 기회다.
반면 김광현은 키움의 두 외인투수와 각각 한차례씩 맞붙어 모두 승리했다. 12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75, 그야말로 짠물 피칭을 했다. 그리고 1승만 더 보태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올리게 된다.
김광현은 여전히 KBO 리그 최고의 토종 투수다. 최고의 투수답게 이제 KBO 리그의 대를 이을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안우진에게 경기운영이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안우진이 자신의 롤 모델이 김광현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꼭 붙어서 이겨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밝힌 적도 있다. 멘토 김광현과 멘티 안우진의 맞대결,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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