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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 초점]㉖최대 164억원의 박건우와 손아섭, 150억원 나성범과의 손익계산서는?

2022-02-28 10:03

2022년 FA의 화제는 단연 외야수쪽이었다. 그 어느해보다 거물급 외야수들이 대거 FA 시장에 나왔고 그에 걸맞게 대형 계약들이 체결되면서 자리바꿈도 이어졌다.

2022 FA로 최고액을 받은 나성범이 KIA의 스프링캠프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사진 KIA 타이거즈]
2022 FA로 최고액을 받은 나성범이 KIA의 스프링캠프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사진 KIA 타이거즈]
대형 외야수 가운데 원소속팀에 그대로 남은 경우는 김재환(두산)과 김현수(LG) 뿐이었고 나성범(NC→KIA), 박건우(두산→NC) 손아섭(롯데→NC), 박해민(삼성→LG)은 자리를 옮겼다.

외형만을 놓고 볼때 LG가 김현수를 잔류시키고 박해민을 영입해 외야진을 보강한 케이스고 두산은 김재환이 잔류했지만 박건우가 빠진 자리를 메꾸지 못해 전력 손실을 본 셈이다.

하지만 NC의 경우는 다소 아리송하다. 대형 거포 나성범이 6년 최대 150억원으로 KIA로 빠져 나간 공백을 박건우를 6년 총액 100억원, 손아섭을 4년 총액 64억원으로 메꾸었다.

홈런 타자가 빠지기는 했지만 확실한 3할대 타자 2명이 들어 왔고 덩달아 총액으로 따지면 14억원이나 더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NC로서는 오히려 더 전력보강을 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그럼 이 계산대로 나성범〈박건우+손아섭이 될 수 있을까?

NC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박건우(왼쪽)와 손아섭[사진 NC 다이노스]
NC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박건우(왼쪽)와 손아섭[사진 NC 다이노스]
NC는 KBO 리그의 홈런구단으로 꼽힌다. 팀 창단 2년째인 2014년 팀 홈런 143개로 키움(199개) 삼성(161개)에 이어 3위에 랭크된 뒤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해 오다 2019년 128개, 2020년 187개로 연속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170개로 SSG(185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렇게 NC가 홈런군단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나성범의 공이 컸다. 비록 나성범이 홈런왕(2021시즌 2위가 최고 성적)에 오른 적은 없지만 2019년 5월 3일 KIA전서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 종료한 이 해를 제외하고는 프로데뷔 원년부터 두자릿수 홈런을 날렸고 지난 2년 연속으로는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애런 알테어도 2년 연속 30홈런이상을 터뜨려 NC 홈런 군단에 위용을 더했다.

하지만 올해 NC는 나성범과 알테어가 동시에 빠지면서 60홈런 이상이 날라가 버렸다.

이제 이 공백을 알테어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닉 마티니와 박건우 손아섭이 대신해 줘야 한다.

총액 85만달러(계약금 11만달러, 연봉 44만달러, 인세티브 25만달러)로 NC 유니폼을 입은 마티니는 좌투좌타의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또 잘 알려진대로 박건우와 손아섭은 정확한 컨택 능력을 갖춘 KBO리그의 대표적인 3할타자다.

박건우는 두산시절이던 2016년과 2017년에 2년 연속 20홈런을, 그리고 손아섭도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다. 특히나 지난해에는 홈런 생산갯수가 뚝 떨어져 박건우는 6개, 손아섭은 3개에 그쳤다.

그렇지만 박건우는 프로4년차인 2015년부터 7년 연속 3할타율을 기록하며 통산타율도 0.326(3130타수 1020안타)에 이르고 손아섭은 15시즌 동안 12시즌에서 3할대를 기록하며 통산타율이 0.324(6401타수 2077안타)에 이른다.

박건우와 손아섭은 3천타석 이상을 소화한 역대 타자 가운데 고 장효조(전 삼성· 0.331) 박민우(NC·0.326)에 이어 3, 4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보면 NC는 시쳇말로 대포를 내주고 기관총 2대를 들여온 셈이다.

야구에서 대포(홈런)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실제로 나성범은 지난해 타율은 0.281에 머물렀지만 3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01타점을 올렸다. 이와 달리 박건우는 0.325의 타율에도 63타점, 손아섭은 타율 0.319에 58타점에 그쳤다. 박건우와 손아섭을 합쳐야 나성범의 타점을 넘어선다. 이말은 즉 나성범의 홈런포가 박건우와 손아섭의 기관총보다 효율이 더 높다는 뜻이다.

KIA도 한때는 홈런군단이었다. 2016~2018년까지 3년 연속 170개의 홈런을 날렸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홈런 갯수가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심각한 홈런가뭄을 겪기도 했다. 이제 KIA는 나성범의 가세로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로 이어지는 외야진으로 다시 홈런군단으로 발돋움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후보였던 NC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원정호텔 술판을 벌여 주전들이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으면서 7위로 급전직하했지만 올해는 다시 kt, LG와 함께 3강 후보이고 지난해 9위인 KIA는 중위권 후보다.

지난해와 달리 NC가 3강에, KIA가 중위권으로 꼽히는 데는 이들 수준급 외야수들의 FA 이동이 한몫을 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올시즌이 끝났을 때 나성범과 박건우 손아섭의 손익계산서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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