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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은퇴 투어, 이승엽은 되고 이대호는 안 된다?...류현진과 추신수는?

2022-02-12 23:29

이대호
이대호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강타자 치퍼 존스는 은퇴 투어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씨티필드(뉴욕 메츠)에 갔을 때 여전히 야유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광신도라고 불린다. 그들은 팀에 열광적이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평생 동안 그 팬들의 마음에 단검을 꽂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들이 내가 얼마나 존경받는 적인지 알아차릴 때 의미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프로 운동선수로서 원하는 전부다. 동료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다. 나의 팬층과 다른 팬층으로부터 그 만족을 얻으려면 고개를 들고 떠나야 한다."

상대 팀 팬들의 야유가 존경의 표시라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프로 선수는 소속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할 따름이다. 소속이 바뀌면 바뀐 팀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

미국에서는 경기가 끝나면 아군과 적이 없다. 서로 포옹하며 격려한다. 팬들도 경기 중에는 열렬하게 홈 팀을 응원하고 상대 선수를 야유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홈 팀 상대 팀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존경받는 적이라는 존스의 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그렇기에 미국 팬들은 홈 팀을 그렇게도 괴롭혔던 상대 팀 선수가 은퇴할 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선수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프로 정신을 치하하는 것이다.

KBO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선수 이대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은퇴 투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야구 선수로 뛰는 동안 KBO와 한국 야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KBO를 대표할 만한 타자였고, 국가대표 팀에서는 '조선의 4번타자'로 활약했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이름을을 떨쳤다.

추신수의 말대로, 이런 선수가 은퇴 투어를 하지 않으면 누가 은퇴 투어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왜 이승엽은 되고 이대호는 안 되는가?

이대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가 반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은퇴 투어는 한 유명 선수가 경기장에 남긴 땀과 노력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는 이벤트다. 거기에는 아군과 적이 있을 수 없다. 해당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 은퇴 투어가 선수에 대한 호불호로 개최 여부가 결정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류현진과 추신수의 은퇴 투어는 어떤 잣대로 찬성 또는 반대할 것인가? 이들도 박찬호 때와 같은 잣대로 반대할 것인가? 그럴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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