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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빠른 주자도 못 잡고, 수비는 흔들리고~~', '곰 울렁증'에 빠진 LG, 하룻만에 달라질 수 있을까?

2021-11-05 09:16

LG는 활기가 없었다. 끈질김도 없었고 투지도 부족했다. 타자들은 주자가 있건 없건, 팀이 리드를 당하고 있건 말건 마치 자신이 홈런타자라도 되는 양 크게 배트를 휘둘렀다. 기껏 헛 스윙이거나 평범한 플라이에 그쳤다. 내야 리더가 빠진 수비는 이곳저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4일 잠실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5로 패해 포스트시즌 두산전 5연패를 당한 LG가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4일 잠실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5로 패해 포스트시즌 두산전 5연패를 당한 LG가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도전자인 두산은 달랐다. 타자들은 끈질기게 투수들을 괴롭혔다. 스트라이크에 들어오면 파울을 만들고 볼이 오면 기다렸다. 그러다가 실투가 오면 어김없이 안타로 연결했다. 주자로 나서면 베이스를 훔치면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며 허둥지둥하게 만들었다. 이럴때마다 환호하며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는 도전자였지만 올해는 도전을 받는 처지여서 다를 것이라는 예상은 또 틀렸다.

LG 류지현 감독은 "두산은 빠른 주자가 많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강점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하겠다"며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달리 실수를 줄이고 세밀한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산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감독의 바람대로 된 것은 없었다.

지난해보다 시즌 성적은 올랐지만 포스트시즌에서 LG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결과는 어김없는 패배로 이어졌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LG는 두산에 5연패에 빠졌다.

지금까지 3전2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언제나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했다. 올해도 그렇게 된다면 18번째가 된다.

이제는 이 기록이 한번쯤 깨어질 때가 됐다. 과연 LG가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LG가 반전을 이루기 위한 제1조건은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야 한다.

LG는 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안타에 4개의 볼넷을 얻었다. 삼자범퇴를 당한 5회와 9회를 제외하고는 매회 출루를 해 득점 기회를 잡았다. 4, 5, 7회는 세 차례 선두타자가 출루했고 나머지 4이닝도 모두 주자가 2루 이상에 있었다. 그러나 득점은 7회 김현수의 적시타로 단 1점을 얻는데 그쳤다.

타선 부진이라기보다는 집중력 부재였다. 클린업트리오에 배치된 김민성은 네차례 타석에서 모두 주자가 있었지만 전부 범타로 물러났다. 더구나 두 차례는 무사 1루, 1사 1루였지만 단 한번도 진루조차 시키지 못했다. 특히 6회에 주자를 2루에라도 보냈다면 후속 문성주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 붙고 7회에 동점기회를 맞을 수도 있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순식간에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두산은 적극적인 공격, 한발 빠른 주루플레이로 LG 내야진을 흔들었다. LG-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의 정수빈이 3회초 2사후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두산은 적극적인 공격, 한발 빠른 주루플레이로 LG 내야진을 흔들었다. LG-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의 정수빈이 3회초 2사후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런 점에서 LG는 두산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두산은 10안타에 5볼넷이다. LG보다 타격에서 우세를 보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5득점을 했다. 10안타가 산발이 된 것이 아니라 집중된 덕분이다. 안타를 치고도 점수가 나지 않은 이닝은 4회뿐이었다. 나머지 4이닝에서는 모두 점수를 뽑았다.

그리고 선두타자가 나간 이닝에는 작전도 100% 성공했고 어김없이 적시타도 나왔다. 정수빈 박건우 박세혁이 도루로 LG 내야진을 흔들었고 6번 허경민은 3안타 1타점으로 LG의 필승 불펜진을 무너뜨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LG는 2차전까지 밀리면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2연패를 당하는 불명예를 안는다.

2차전에서 LG는 에이스인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가, 두산은 미래 에이스인 곽빈이 선발로 나선다.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켈리와 곽빈(오른쪽)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켈리와 곽빈(오른쪽)
켈리는 두산전 2경기에서 12이닝 10피안타 10사사구 7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3.00으로 2승을 거두었다. 반면 곽빈은 3경기에 나서 12⅓이닝 12안타(2홈런) 17사사구 9탈삼진 6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4.38로 1패를 당했다. 곽빈은 LG 유강남과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았다.

시즌 성적도 켈리는 13승8패 평균자책점 3.15에다 57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던지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곽빈은 4승7패, 평균자책점 4.10이다. 9월에 3승1패로 에이스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10월에는 5경기에서 1패에 그쳤다.

선발에서는 LG가 앞선다. 그러나 불펜에서는 꼭 앞선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LG는 정우영 이정용 등 필승조가 모두 나섰지만 물오른 두산 타선을 막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LG전 통산 11승1패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이영하가 1실점을 했지만 홍건희 김강률이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LG가 반전의 계기가 되는 2차전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켈리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을 때 승기를 잡아야 한다.

과연 LG가 1차전의 무기력했던 모습에서 하룻만에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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