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삼성, LG가 벌이는 1~3위 순위가 미정이다. 덩달아 두산, SSG, 키움의 4~6위 순위도 아리송하다.
승·패에 무승부까지 똑같이 공동 1위인 kt와 삼성, 그리고 1.5게임차 뒤진 3위 LG는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1위도 되고 3위도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게임차로 4~5위인 두산과 SSG, 그리고 1게임차로 뒤져 있는 키움도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4위에서 6위까지가 가능하다. 혹여나 키움이 연패를 하고 이미 PS 탈락이 확정된 NC가 삼성에 연승이라도 할 경우 키움은 7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지금은 어느 팀도 유불리를 논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성적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는 28일 경기에서도 이미 증명이 됐다.
실례로 LG-한화의 대전경기를 보자.
올해 LG전 3패에 평균자책점 10.93의 라이언 카펜터가 일방적으로 LG 타선에 주눅이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1실점으로 잘 버텨냈다. 뿐만 아니라 한화전 4승에 19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36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이민호는 11탈삼진을 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서로가 1실점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벌이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결국 LG는 꼴찌인 한화에 1-1로 무승부로 덜미가 잡히면서 공동선두 kt, 삼성에 대역전으로 1위가 될 수 있는 기대감이 실낱처럼 가늘어지고 말았다.
kt와 NC의 더블헤더 2차전도 마찬가지다. kt는 프로 2년차로 올시즌 선발 2게임째, 통산 7게임밖에 마운드에 서 보지 않은 김태경에게 5이닝 동안 3안타 1득점에 그쳤다. 간신히 불펜진들을 공략해 귀중한 1승을 보태기는 했지만 자칫 치명상을 당할 뻔했다.
서로가 다른 팀끼리 격돌을 하지만 이제 남은 경기는 단판으로 끝나는 순위 결정전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경기일수록 시쳇말로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투수건 타자건 관계없다.
실제로 28일 두산-SSG전에서는 SSG의 마무리 김택형이 1점차 위기에서 8회 무사 2, 3루, 8회 1사 2, 3루의 위기를 모두 넘기는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 주었다. 이 덕분에 SSG가 5강 희망을 이어 갈 수 있었다. 반대로 두산은 막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에서 주포들인 김재환 양석환과 홈런까지 친 박건우까지 삼진으로 물러나 대조를 이루었다.
또한 kt는 1-2로 뒤진 7회말 장성우의 우중간 2루타에 유한준이 1루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홈까지 쇄도해 동점을 이룬데다 8회에는 쐐기 홈런까지 터트리며 위기에서 빛난 베테랑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 주었다.
즉 SSG가 SK를 인수한 출범 원년에 가을야구 진출에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막내 구단인 kt가 시즌 막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상 첫 정규리그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한 '난세의 영웅'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승부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 몰라 가슴 졸이는 막판에 과연 '미친 존재감'을 보일 '난세의 영웅'은 과연 누가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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