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니아포커스]삼성에 뷰캐넌과 오승환이 없었다면?

2021-10-19 09:29

라팍에 가을야구가 처음으로 찾아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라팍을 메운 팬들의 모습에서 올시즌 삼성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해준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라팍에 가을야구가 처음으로 찾아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라팍을 메운 팬들의 모습에서 올시즌 삼성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해준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경사가 최고의 축제로 이어질 수 있을까?

삼성에 잇달아 좋은 경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모두 구단의 한 장을 장식할 만한 새 역사들이다.

가장 큰 경사는 6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이다. 삼성은 17일 대구 홈경기에서 키움에 6-3으로 승리하면서 73승(56패8무승부)으로 남은 7경기에 관계없이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오히려 막판 스퍼트에 따라서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는 정규리그 1위까지 가능하다.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2011년~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에다 2010년~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했던 삼성으로서는 지난 5년 동안 믿기 어려운 수모를 한꺼번에 씻어낸 쾌거라 할만하다. 특히 라이온즈파크로 옮긴 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점에서 더욱 뜻깊다.

17일 키움과의 시즌 15차전에서 같은 15승의 요키시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16승으로 삼성 외국인투수 단일시즌 최다승을 세운 뷰캐넌이 캡틴 박해민에게 거수경례로 신고를 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17일 키움과의 시즌 15차전에서 같은 15승의 요키시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16승으로 삼성 외국인투수 단일시즌 최다승을 세운 뷰캐넌이 캡틴 박해민에게 거수경례로 신고를 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여기에 외국인 에이스인 데이비드 뷰캐넌과 마무리 오승환이 구단의 새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뷰캐넌은 17일 키움과의 올시즌 15차전에 선발로 나서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이자 올시즌 다승 공동 1위인 에릭 요키시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16승(5패)를 기록했다. 똑같이 6이닝을 던져 뷰캐넌은 3실점, 요키시는 6실점으로 올시즌 개막전에서 요키시와 맞붙어 완패했던 아픈 기억도 말끔히 씻어냈다.

이 승리로 뷰캐넌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4연승, 그리고 자신의 지난해 15승을 뛰어 넘어 다승 단독 선두이자 삼성의 외국인투수 단일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은 1998년 스콧 베이커의 외국인투수 최다승(15승7패)를 무려 23년만에 넘어섰다.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들어 초반에 실점을 하는 등 다소 기복있는 경기 운영으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6년만에 나서는 가을야구에서의 뷰캐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뷰캐넌과 함께 올해 KBO 리그가 출범할 때 태어난 마무리 오승환의 활약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올해 불혹에 접어든 오승환은 40세이브를 훌쩍 넘어 KBO 리그 최고령 40세 투수로 등극하며 나이를 잊는 활약으로 삼성을 6년만에 가을야구로 끌어 올린 일등공신이 됐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올해 불혹에 접어든 오승환은 40세이브를 훌쩍 넘어 KBO 리그 최고령 40세 투수로 등극하며 나이를 잊는 활약으로 삼성을 6년만에 가을야구로 끌어 올린 일등공신이 됐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지난주 12일부터 17일까지 7경기 가운데 승리한 5경기에 모두 마무리로 나서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3일 광주 KIA전에서는 몽고메리의 2승째를 도우미하며 시즌 40세이브를 올려 개인통산 4번째 40세이브를 넘어 일찌감치 세이브 1위 타이틀도 확정했다.

2006년에 자신이 세운 최연소(24세1개월26일) 40세이브 기록을 15년이 지나 39세2개월29일로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으로 바꿔 놓았다. 종전 손승락(은퇴)의 31세6개월10일보다 무려 8년을 넘어섰다. 불혹의 KBO 리그에 불혹의 오승환이 새 기록을 남긴 것이다.

40년 역사의 KBO 리그 역사에서 40세이브 이상을 올린 마무리 투수는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의 40세이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7명뿐이다. 이 가운데 무려 4번을 오승환이 기록함으로서 실제 기록한 투수는 정명원 진필중(2000년 42세이브·두산), 손승락(2013년 40세이브·넥센) 등 단 4명뿐이다.

오승환은 역대 최다 세이브 1, 2위에 이어 18일 현재 43세이브로 3위 기록까지 보유하게 됐다. 남은 7게임에서 5세이브를 더 보태면 역대 최다인 자신이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 기록한 47세이브까지 넘어서게 된다.

물론 올시즌 삼성이 줄곧 상위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뷰캐넌과 오승환의 덕분만은 아니다.

투수쪽에서는 백정현과 원태인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고 구자욱은 개인 처음으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여기에 FA로 합류한 오재일이 23홈런, 호세 피렐라가 28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강민호 박해민의 역할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뷰캐넌과 오승환이 없었다면 과연 삼성이 6년만에 가을야구에 오를 수 있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쉽사리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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