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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 10년만에 최저 홈런킹 나오나? … 4파전 양상 홈런타자들의 홈런 생산력 뚝 떨어져

2021-09-28 09:05

마운드가 갑자기 강해졌나?

2021 KBO 리그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홈런타자들의 홈런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아예 홈런 실종상태나 다름없다. 홈런왕 싸움이 갑자기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홈런 28개로 홈런 1위에 올라 있는 나성범은 최근 12게임에서 홈런 소식이 없다.[사진 연합뉴스]
홈런 28개로 홈런 1위에 올라 있는 나성범은 최근 12게임에서 홈런 소식이 없다.[사진 연합뉴스]
27일 현재 홈런은 나성범(NC)이 28개로 선두에 올라있고 1개 차이로 최정(SSG·27개), 2개 차이로 양석환(두산)과 호세 피렐라(삼성·이상 26개)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애런 알테어 양의지(이상 NC) 한유섬(SSG·이상 24개)이 공동 5위 그룹. 이들 7명 가운데 NC가 3명, SSG가 2명으로 홈런 군단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어느 면면을 보더라도 자타가 공인하는 홈런타자들이고 KBO 리그를 대표하는 대형거포들이다.

이 가운데 최정은 이미 2017년 46개 홈런으로 홈런킹에 한차례 오른 적이 있고 한유섬은 2018년 홈런 41개(5위)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대형타자다. 나성범과 양의지도 지난해 개인 최다홈런인 34개와 33개 홈런을 터뜨리며 엄청난 홈런 생산을 자랑하던 멜 로하스 주니어(전 kt·48개)와 로베르트 라모스(전 LG·38개)에 이어 3, 4위에 올랐었다.

뿐만 아니라 양석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20홈런 이상을 날릴 정도로 장타력을 인정받았고 알테어는 지난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을 넘어 22도루-31홈런을 기록해 '8테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다 올해 KBO 리그에 발을 들여 놓은 피렐라는 중장거리 타자라는 당초 평가를 넘어 장거리포도 심심찮게 뿜어내며 단숨에 홈런타자 대열에 뛰어 들었다.

이처럼 나름대로 명성을 지닌 대형 거포들이지만 시즌 막바지에 들어서는 홈런포가 시들해졌다. 특히나 선두 4강의 홈런이 최근들어 눈에 띄지 않게 줄어 들었다.

나성범은 지난 12일 KIA와의 더블헤더에서 2게임 연속 홈런으로 시즌 28호를 기록한 뒤 12게임째 홈런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4~5일 롯데전 2게임 연속 홈런, 9일 두산전 멀티 홈런 등으로 9월 초반 13게임에서 6개 홈런을 날린 기세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이상현상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부진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이후에도 2게임 연속 3안타씩를 날렸고 최근에는 5게임 연속 안타도 기록하며 홈런 이후 47타수 14안타(타율 0.298)였다, 다만 14안타 가운데 2루타가 단 1개뿐일 정도로 장타가 실종됐고 타점도 3타점에 그쳤으며 최근 10게임에서는 득점타도 없었다.


이런 판에 나성범과 함께 중심타선의 핵을 이루고 있는 양의지도 9월들어 홈런 생산력이 뚝 떨어져 단 2개에 그쳤다. 중심타선의 동반 장타력 부재는 최근 NC의 8연패와 공교롭게 맞닿아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일 문학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린 최정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자진 SSG 랜더스]
지난 1일 문학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린 최정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자진 SSG 랜더스]
최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kt전에서 8회 김재윤을 상대로 2-2 동점포를 쏘아 올린 뒤 13게임째 홈런이 무소식이다. 역시 최정도 9월 4개의 홈런이 초순에만 집중되었을 뿐 중순을 넘어서면서 침묵 모드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에다 코로나19로 일주일 동안 경기가 중단되면서 일정이 전체적으로 미루어 져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정은 후반기에 들어서면 홈런 생산 속도가 뚝 떨어졌던 예년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 에이스 백정현으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날린 양석환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5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 에이스 백정현으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날린 양석환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올시즌 트레이드의 가장 좋은 본보기가 된 양석환은 조금 사정이 나은 편이다. 8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초 앤더슨 프랑코를 상대로 개인통산 4번째이자 2018년 인후 3년만에 20홈런을 넘어선 뒤 9월 5일 삼성 에이스 백정현으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단숨에 자신의 생애 최다홈런(22개)을 경신했다.

이후 10게임째 무소식이다 지난 18~19일 키움과의 2연전에서 2게임 연속홈런에다 3홈런을 보탰고 다시 6게임째 무소식이다. 9월의 페이스만으로 따지면 선두 4강 가운데는 나성범과 함께 6개 홈런으로 가장 좋은 편이다.

홈런 4강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타자인 호세 피렐라는 당초 예상 이상으로 홈런포를 터뜨리며 삼성의 2위 견인에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홈런 4강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타자인 호세 피렐라는 당초 예상 이상으로 홈런포를 터뜨리며 삼성의 2위 견인에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홈런 4강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선수로 명함을 올린 피렐라는 지난 16일 KIA전 이후 9게임째 무홈런이다. 당초부터 홈런타자 피렐라를 기대한 것이 아니었기에 이 정도 활약을 해 준 것만으로도 삼성으로서는 감지덕지나 다름없지만 내친김에 2011년 최형우(현 KIA)에 이어 10년만에 홈런킹 탄생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제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삼성은 23게임, SSG는 24게임, NC는 30게임을 남겨 놓았다. 남은 게임수 만을 두고 볼때 1개 차이이지만 선두에 올라 있고 게임수도 많이 남은 나성범이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들은 모두 몰아치기가 가능한 대형 거포라는 점에서 시즌 막판 변수는 남아 있지만.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어 각 팀들이 가을야구를 향해 전력투구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홈런 생산력은 더 떨어질 여지도 많다. 이럴 경우 2011년 최형우의 30홈런, 2012년 박병호(키움)의 31홈런 이후 최저 홈런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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