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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라스트 찬스는 남아 있지만'…부진에 빠진 스트레일리와 터커, 내년에는?

2021-09-07 10:17

고개숙인 스트레일리[연합뉴스]
고개숙인 스트레일리[연합뉴스]
외국인선수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년계약을 하지 않는다. 계약할 때마다 별도의 사이닝보너스(계약금)를 주면서도 1년씩 계약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옵션이라는 명목으로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바로 외국인투수가 갖는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외국인선수 30명 가운데 2년 이상 KBO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모두 실력을 인정받고 충분히 올시즌에도 그 이상의 활약을 기대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내년에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외국인선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댄 스트레일리와 KIA의 핵심타자였던 프레스턴 터커다.

지난해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을 올리며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 주던 스트레일리는 올해들어 그 위력이 완전히 사라졌다.

스트레일리는 5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첫 등판한 배민서와 맞대결을 벌였으나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시즌 10패(6승)째를 기록했다. 전날 3연승으로 129일만에 8위를 벗고 공동 7위에 올라 중위권 희망에 부풀었으나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시즌 첫 4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허무하게 깨어졌다. 더불어 스트레일리는 10연패에 빠져 있는 한화 장시환과 최다패 공동 1위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무엇보다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22게임 가운데 7이닝을 던진 것은 단 한차례 뿐이었고 4이닝 이하가 세차례나 됐다. 게다가 5실점 이상이 7게임이나 된다. 따라서 평균자책점은 2.50에서 4.64로 2점 이상이나 올랐다. 지난해 전체 2위에서 올해는 규정이닝을 채운 21명 가운데 19위다. 당연히 지난해 탈삼진 1위의 타이틀도 올해는 7위(110개)에 머물러 있다.

그야말로 개인적으로 최악이다. 여기에다 팀이 상승세를 탈 때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최소한 스트레일리가 10패 가운데 반타작이라도 해 주었다면 지금쯤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어야 할 롯데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연봉 50만달러에서 올해 거의 배가 오른 9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계약금 30만달러까지 합하면 120만달러다. 외국인선수 가운데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역인 드류 루친스키(NC)의 연봉 130만달러에 이어 데이비드 뷰캐넌(삼성)과 공동 2위다.

프레스턴 터커
프레스턴 터커
이러한 스트레일리가 외국인투수 가운데 가장 몸값을 못하고 있다면 타자 가운데는 터커의 부진이 가장 눈에 띈다.


터커는 2019년 제레미 헤즐베이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약간 늦은 5월에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올해가 3년차가 된다. 계약금 9만달러에 연봉 18만달러, 총액 27만달러였다. 그야말로 헐값이었다.

하지만 터커는 KBO 리그 입성 첫해 뒤늦게 합류한 선수치고는 가성비 최고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타율 .311, OPS 0.860, 장타율 0.479, 9홈런, 50타점. 이 덕분에 2020년에는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5만달러, 총액 85만 달러로 몸값이 훌쩍 뛰었고 이게 걸맞게 KIA 외국인타자 최초로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을 넘기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KIA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브렛 필, 버니디나를 잊게 해 줄 정도였다.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터커는 올해 연봉 70만달러(계약금 3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연봉만으로 따지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데 공헌을 한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인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연봉 60만달러)보다 10만 달러가 많았다. 2021 KBO 리그 외국인타자 가운데는 애런 알테어(NC·110만달러)에 이어 2위다.

이처럼 지난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한 터커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하위권으로 쳐진 팀 성적처럼 고개를 숙였다. 4월 23게임에서 타율 0.235에 그쳤고 홈런은 한개도 날리지 못했다. 5월에 3할대(85타수 26안타, 타율 0.306)에 턱걸이 해 컨디션을 찾는 것 같더니 6월에는 0.172로 곤두박질 하는 등 여전히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 30개를 넘어섰던 홈런도 간신히 28게임째인 5월 8일 두산전에서 멀티홈런을 날렸고 84게임을 나선 지금까지 5홈런 37타점에 그치고 있다. 타율도 2할5푼대(0.241)에도 미치지 못한다. OPS는 0.689, 장타율 0.339 등 모든 타격지표들이 지난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

당연히 이들의 부진에는 나름 연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일리의 경우 제구력이 지난해보다 못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터커는 타격 자세를 바꾼 것이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진의 원인을 알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도 않고 쉽게 고칠수도 없다. 부진이 길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롯데는 47게임, KIA는 50게임을 남겨 놓았다. 그래도 스트레일리와 터커에게 마지막 찬스는 남아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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