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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몽고메리와 피렐라, 6년만에 가을야구 가시권에 든 삼성에 걸림돌되나?

2021-08-27 09:47

8월 24일 대구 삼성-SSG전. 선발로 나선 삼성의 몽고메리가 1회초부터 연속 안타를 내주자 삼성의 정현욱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8월 24일 대구 삼성-SSG전. 선발로 나선 삼성의 몽고메리가 1회초부터 연속 안타를 내주자 삼성의 정현욱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저마다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게 인생살이다. 한 고민을 해결하면 또 다른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바닥권에서 헤매는 구단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고민이 있기 마련이고 선두를 달리는 잘 나가는 팀도 나름대로 고민은 있다.

반게임차로 LG와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후반기들어 외국인투수와 타자 때문에 고민이다. 바로 벤 라이블리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마이크 몽고메리와 전반기 상승세에 불을 붙였던 호세 피렐라의 갑작스런 부진때문이다. 6년만에 가을야구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자칫 이들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고민이 조금씩 쌓여가고 있는 형편이다.

몽고메리는 처음 기대와는 완전 딴판이다. 영입할 때만 해도 소위 '엄지 척'이었다. 통산 183게임(선발 70게임)에서 23승34패3세이브(9홀드)에 평균자책점 3.84의 메이저경력에다 2016년에는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 시카고 컵스를 108년만에 우승을 이끌며 '염소의 저주'를 끊어낸 정점의 활약은 몽고메리를 이야기할 때마다 회자하곤 했다.

몽고메리는 7월 4일 NC전에 첫 선을 보였다. 말 그대로 맛보기였다. 지난해 활배근 부상을 당해 재활을 하는 바람에 평균구속이 5㎞ 가까이 줄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150㎞를 웃도는 빠른 볼로 NC의 강타선을 욱박질렀다. 3이닝 무안타 무실점. 13타자를 상대하며 거의 반에 가까운 6개의 삼진을 잡아낸 빼어난 위력 덕분에 컨트롤 불안의 4개의 볼넷은 그냥 묻히고 말았다.

대체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몽고메리는 4게임에서 1패로 아직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가을야구를 향한 삼성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대체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몽고메리는 4게임에서 1패로 아직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가을야구를 향한 삼성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발로 투입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후반기 3게임에 나와 15이닝을 던져 홈런 2개를 포함해 13안타를 맞고 1패를 당했다. 탐삼진은 22개에 볼넷은 15개였다.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를 했으나 패했고 나머지 2게임에서는 4실점, 6실점을 하고도 패전은 면했다. 평균자책점은 6.00에 이른다.

지난 24일 SSG전에서는 1회에만 46개의 공을 던지며 무려 6실점의 대참사를 당했다. 더구나 이때 몽고메리는 1루 베이스커버와 득점타를 맞으면 포수 뒤에서 커버를 해 주어야 하는 기본적인 플레이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에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도 밀렸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 놓고도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 볼넷을 내주거나 한 가운데도 볼이 몰리면서 안타를 허용하곤 했다. 4게임 18이닝 83타자를 상대하며 374개의 공을 던져 1이닝 당 20.7개, 1타자당 4.5개나 된다. 이 바람에 몽고메리는 5이닝만 지나도 투구수가 100개를 훌쩍 넘어서 버렸다. 비효율적 투구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전반기에 삼성의 복덩이 노릇을 했던 피렐라 중반 이후부터 힘이 확연히 떨어져 클러치 역할을 못해 주면서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전반기에 삼성의 복덩이 노릇을 했던 피렐라 중반 이후부터 힘이 확연히 떨어져 클러치 역할을 못해 주면서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이런 몽고메리에다 전반기 10개 구단 외국인타자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던 피렐라의 후반기 부진도 삼성의 걱정을 부추기긴 마찬가지다. 피렐라는 단순히 부진이라고 표현하기보다 오히려 침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지경이다.

피렐라는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주루, 파워를 갖춘 홈런 생산, 동료들과의 친화력 등 어느 하나 나무랄데가 없었다. 삼성의 상위권 싸움의 일등공신이라도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하지만 6월들면서 조금씩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7월부터는 확연히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피렐라는 5월까지 193타수 68안타(타율 0.352) 13홈런으로 그야말로 삼성의 복덩이였다. 그러나 6월 타율이 0.267(홈런 6개)로 떨어지는 하향세에 접어든 뒤 7월부터는 그 속도가 너무 가팔라졌다.

7월 7게임에서 타율 0.192, 8월 13게임에서 0.208에 그치고 있다. 7~8월 20게임에 79타수 16안타(타율 0.203)에다 홈런도 단 3개뿐이다. OPS가 0.666으로 잘 나가던 때와는 거의 ⅓이상으로 떨어져 평범한 타자가 되고 말았다.

더구나 2위 싸움의 고빗길인 25일과 26일 LG전에서는 9타수 무안타에 볼넷 조차 1개도 없이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특히나 26일 LG전에서는 1-0으로 리드를 잡고 있던 5회초 무사 2, 3루에서 초구에 배트를 휘둘렀으나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고 2-3으로 역전 당한 8회 2사 1, 3루에서도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5월 중순 0.370까지 치솟았던 타율이 이제는 3할마저 무너져 2할9푼7리로 떨어졌다.

삼성은 10개 구단 가운데 키움, 한화와 함께 가장 많은 93게임을 마쳐 51게임을 남겨 놓았다. 2위인 LG에 반게임차 뒤진 3위지만 4위 키움과 3게임차, 6위인 SSG와도 5게임차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순위를 관리하며 한걸음 한걸음 조심해서 나가야 할 때다. 조금만 삐긋하면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으로 미끌어질 수도 있다.

원태인, 뷰캐넌, 백정현이 이미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박해민 강민호 오재일 등도 제몫을 해 주고 있다. 따라서 몽고메리와 피렐라만 살아 준다면 어느 팀에 부러울 것이 없는 삼성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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