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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두산 왕국' 이대로 허물어지나?…제4~5선발 부재에 주전들의 타격 부진으로 2달째 7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2021-08-23 09:19

지난 19일 잠실 KIA전에서 5-5로 무승부를 이룬 두산 선수단이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6월 25일 7위로 밀려난 뒤 2달이 넘도록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9일 잠실 KIA전에서 5-5로 무승부를 이룬 두산 선수단이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6월 25일 7위로 밀려난 뒤 2달이 넘도록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
두산 왕국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2015년 삼성 왕조를 이어받아 2차례 통합우승을 포함해 3차례 우승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던 두산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채 하위권에 쳐져 있다.

두산은 22일 잠실 홈경기에서 꼴찌인 한화에 3-11로 패해는 등 연거푸 덜미를 잡히면서 아직 40승 문턱을 넘지 못한 채 39승 44패 1무(승률 0.470)로 7위에 머물렀다. 선두인 kt에 11게임차로 벌어져 있고 5위인 키움에는 4.5게임차다.

올시즌 두산은 2020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투수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이 모두 떠나고 FA인 오재일 최주환 이용찬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약화가 피할 수 없었지만 여전한 5강 후보로 꼽혔다. 두산 특유의 '화수분야구'에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큰 자산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이 기대대로 두산은 6월초 50게임째까지는 삼성. LG, SSG., kt와 함께 선두권에서 치열한 5강 경쟁을 벌였다. 승패에 따라 하룻만에 2위~5위를 오르내렸다. 그 어느 누구도 치고 나가지 못하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줄곧 5위와 6위를 오르락내리락하던 두산은 67게임째인 6월 25일 롯데전에서 선발로 나선 워커 로켓이 5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하고 덩달아 이 게임마저 1-9로 완패하면서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이때부터 7위로 내려 앉은 뒤 지금까지 반등을 하지 못한 채 5할 승률에 -5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두산의 팀 기록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팀 타율은 0.272로 NC(0.274)에 이어 2위이고 팀 평균자책점은 4.55로 5위다. 이 지표상으로 보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팀 타율 4위(0.271), 팀 평균자책점 10위(5.31)인 8위 롯데와 팀 타율(0.247)과 팀 평균자책점(5.17)이 모두 9위인 KIA에 2.5게임차로 쫒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직 60게임이 남아 있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현재의 능력으로는 따라잡기가 버거워 보인다.

두산의 외로운 선발 마운드 트리오인 로켓(왼쪽) 미란다(가운데)와 최원준[연합뉴스]
두산의 외로운 선발 마운드 트리오인 로켓(왼쪽) 미란다(가운데)와 최원준[연합뉴스]
우선 선발요원이 부족하다. 외국인투수인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에 최원준 단 3명뿐이다. 이영하 곽빈 유희관 김민규 박정수 박종기까지 선발로 나섰으나 어느 누구도 4~5선발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3승 가운데 미란다만이 선발승을 거두었을뿐이지만 반대로 6패는 모두 선발패였다.

시즌 초반 4~5선발 역할을 해주던 이영하와 유희관은 각각 9게임에 나서 1승과 2승에 그쳐 있다. 이영하는 22일 한화전에서 3⅓이닝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2발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10실점을 했다. 아직 단 한차례 퀄리티스타트도 못했고 가장 오래 던진 이닝이 6월 16일 삼성전의 6⅓이닝이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0.95에 이른다.

유희관도 지난 5월 9일 KIA전에서 승리해 프로 통산 99승을 올린 뒤 3연패를 했고 7월 2일 KIA전 패전이후 아직 1군에 콜업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5월 1일 SSG전에 프로데뷔 첫 선발로 나선 곽빈은 9게임에서 5패에 그쳐 있다.

여기에 확실한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로켓도 어깨 부상으로 구속 저하가 뒤따랐고 7연승을 달리던 최원준도 6월 17일 삼성전 승리 이후 5게임에서 1패만 하고 있다. 특히 최원준은 전반기 막바지인 7월부터는 3게임에서 13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11자책점(15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7.62나 되고 있다.

타격도 두산의 예전 모습이 아니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를 날리는 것 처럼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주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졌다.

FA로 잔류한 허경민과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만이 그나마 제 역할을 해 주고 있을 뿐 FA로 잔류한 김재호 정수빈은 아예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먹튀라는 말을 들어도 할말이 없을 정도다.

양석환
양석환
이와 달리 보상선수와 트레이드로 보강한 양석환 강승호 박계범 등이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이다. 양석환은 잠실 홈런왕까지 오른 김재환보다 2개 더 많은 19개의 홈런을 비롯해 결승타를 8번을 날리는 등 그야말로 팀내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고 박계범과 강승호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제 2021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6년 동안 쌓아 올린 '두산 왕국'이 허물어지느냐 아니면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느냐는 이제 남은 60게임에 달려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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