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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음주운전으로 KBO 리그에서 퇴출의 극약 처분받은 송우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2021-08-12 09:06

[마니아노트]음주운전으로 KBO 리그에서 퇴출의 극약 처분받은 송우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프로야구 키움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외야수 송우현에 대해 방출이라는 극약 처분을 내렸다.

키움은 11일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는 외야수 송우현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송우현은 지난 8일 오후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를 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가로수를 들이박아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

잘 알려졌듯이 송우현은 한화의 레전드인 송진우 투수의 차남이다. 천안 북일고 시절 투수와 1루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송우현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8순위로 키움에 입단해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2017년 경찰 야구단을 거쳐 지난해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송우현은 올해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다. 69경기에 출장해 250타수 74안타(타율 0.296), 3홈런 42타점에다 4차례 결승타를 날리면서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찼다. 이제 갓 24살로 탄탄대로의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송우현은 음주운전으로 스스로 쌓아 올린 장밋빛 미래를 한순간에 걷어 차 버린 꼴이 됐다.

프로선수에 대한 웨이버 공시는 사실상 퇴출이다. 웨이버 공시를 한 뒤 일주일 이내에 다른 구단이 양도 신청을 하지 않으면 선수는 자동으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현재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초비상사태다. 일부 선수들이 '호텔 유흥'으로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리그가 일주일이나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데다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졸전까지 겹친 상태였다. 여기에 대마초 파동이 일어났고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약물 파동까지 불거졌다.

더구나 키움은 '호텔 유흥'과 관련해 주전 투수인 한현희와 안우진이 징계를 받았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송우현이 음주운전을 한 것이다.

인명피해도 없었고 특별한 재산 손해도 끼치지 않았다. 어찌보면 가로수를 들이박은 단순 사고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송우현은 구단으로부터 퇴출이라는 최악의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그에게 선뜻 손을 내밀 구단도 없어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 음주운전으로 곧바로 퇴출된 선수는 없었다.

최근의 예를 보면 삼성의 최충연은 지난해 초 혈중알콜농도 0.036%로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돼 KBO로부터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은 최충연에게 KBO의 배가 되는 100게임 출장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부과했다. 총 150게임 출장정지였다.

최충연은 경북고 시절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고교시절 최고 투수 가운데 한명이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나가 금메달로 병역특례까지 받았지만 중징계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또 강승호는 SK 시절이던 지난해 4월 음주운전으로 2019년 징계를 받았고 징계 중인 올해 FA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겨 지금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8년에는 NC가 강민국을 kt로 트레이드 하면서 음주운전 내용을 숨긴 것이 드러나 말썽을 빚기도 했으나 송우현처럼 음주운전으로 구단으로부터 아예 방출이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송우현의 이번 방출을 두고 홍원기 감독은 11일 kt전을 앞두고 "기대했고 또 미래가 촉망받는 선수였던 만큼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다짐을 받았지만 또 일이 터져 안타까움도 있지만, 실망도 크다"며 어떤 단어로도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송우현의 방출은 '시범'의 성격이 짙지만 앞으로 전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굳이 프로야구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송우현의 케이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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