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단장은 하우 감독에게 출루율이 좋은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라고 몇 차례나 종용한다.
그러나 하우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빈 단장의 요구를 묵살한다.
화가 치민 빈 단장은 하우 감독이 고집하던 선수를 다른 팀에 이적시켜 버린다.
그런 후 하우 감독을 찾아가 “오늘 밤 경기에는 그 선수를 기용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우 감독은 “라인업 카드는 내 거야”라며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반 단장은 그때서야 그 선수를 트레이드했다고 통보한다.
하우 감독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단장은 원래 선수 수급 일만 한다.
감독은 단장이 데려온 선수들로 라인업을 짠다.
업무가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감독은 단장이 하는 일에 간여하지 않고, 단장은 감독의 권한을 침해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즉, 경기장에서의 선수 기용 문제는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벤 체링턴 피츠버그 파이리츠 단장은 박효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뒤 얼마 되지도 않아 그를 빅리그로 콜업했다.
이제 박효준을 쓰고 안 쓰는 문제는 데렉 셸턴 감독에게 달렸다.
셸턴 감독은 뉴욕 양키스의 에런 분 감독과는 달리 박효준을 자주 기용하고 있다.
박효준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경기 뛰지는 않았으나 박효준은 피츠버그 입장에서 성공한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셸턴 감독은 박효준의 플레이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하이오 뉴스타임에 따르면, 쉘튼 감독은 박효준에 대해 “우리가 그를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그가 매우 다재다능하다는 사실이다”며 “우리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타격도 좋은 선수를 좋아한다”고 격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을 것이다. 첫인상은 그가 훌륭한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효준이 셸턴 감독의 눈에 들었다는 의미다.
고무적인 점은 셸턴 감독이 박효준에게 가능한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강조한 사실이다.
적어도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여러 포지션을 맡겨보겠다는 뜻이다.
감독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한 박효준은 이제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여줬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기만 하면 된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선수와 경쟁할 필요도 없이 주전을 꿰차야 한다.
박효준이 ‘약속의 땅’ 피츠버그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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