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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김상수와 최형우, '이래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팀 연패끊은 스토퍼로 부진 탈출의 신호탄 쏴

2021-07-02 09:09

'이래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1일 삼성-SSG의 문학경기. 7-7이던 연장 10회초 1사 뒤 좌월홈런을 날린 김상수를 구자욱을 비롯한 동료들이 환영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1일 삼성-SSG의 문학경기. 7-7이던 연장 10회초 1사 뒤 좌월홈런을 날린 김상수를 구자욱을 비롯한 동료들이 환영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다 같이 돌아왔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결과는 비슷했다. 바로 삼성의 김상수와 KIA의 최형우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상수는 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 돌아왔고 최형우는 부상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팀의 연패를 끊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들이 돌아온 것이 마냥 반갑기만 하다.

7월을 여는 첫날. 김상수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9차전에서 7-7로 맞서던 연장 10회초 팀의 3연패를 끊어내는 좌월 결승 홈런을 날렸다. SSG의 마무리 서진용의 2볼 다음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145㎞ 직구를 그대로 받아 쳐 올시즌 273타석째만에 터진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김상수가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구자욱 원태인 등 모든 동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격하게 환영했다. 단순하게 역전 홈런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동안 타격부진으로 엄청난 마음 고생을 한 13년차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가 돌아왔음을 반가워 한 동료들의 진심어린 축하였다.

김상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연간 기껏해야 홈런 5개가 고작이다. 그래서 이날 김상수의 홈런이 더욱 뜻이 깊다. 김상수는 시즌 시작과 함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조금 반등하는 듯 하다가도 또 다시 침묵 모드가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김상수는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1할대와 2할대 초반을 오가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호수비에 대한 동료들의 환영에도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상수는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1할대와 2할대 초반을 오가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호수비에 대한 동료들의 환영에도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5월 중순에는 8게임 연속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율은 1할대와 2할대 초반을 오갔다. 심지어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시즌 타율이 0.192에 불과해 규정타석을 채운 54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프로 입단 뒤 첫 3할타자(0.30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상수는 올시즌 74게임 가운데 69게임에 출장했다. 가끔 선발에서 빠져 대수비로 나서기도 했지만 거의 모든 게임에서 선발로 나섰다. 내야 수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때문이다.

삼성이 시즌 초반 단독 1위까지 질주하면서 6년만에 가을야구 희망을 부풀리는 데는 탄탄한 김상수의 2루 수비가 한몫을 했음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비록 타격은 부진했지만 수비 솜씨는 녹슬지 않았다. 외국인과 국내투수로 나란히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이 9승씩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김상수의 수비가 뒷받침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다행히 김상수는 지난 26일 LG와의 2연전부터 조금씩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6게임 연속 안타, 그 정점에 마수걸이 홈런이 터졌다. '2루 수비의 달인' 전 국가대표 김상수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1일 NC와 KIA의 홈경기에서 4회에 2타점 2루타를 친 KIA 최형우가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며 이창진(오른쪽)의 환영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1일 NC와 KIA의 홈경기에서 4회에 2타점 2루타를 친 KIA 최형우가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며 이창진(오른쪽)의 환영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날. 광주 챔피언스필드에는 KIA의 투타 에이스인 애런 브룩스와 최형우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룩스는 지난달 4일 오른쪽 굴곡근 염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근 한달, 그리고 최형우는 허벅지 부상을 당해 지난달 13일 롯데전 이후 타석에서 사라진 지 18일만이었다.

부상에서 회복돼 첫 등판이어서 투구수를 60개로 제한한 탓에 브룩스는 4이닝 동안 54개의 공만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해 성공적인 복귀전을 가졌다.

덩달아 최형우도 돌아왔다. 1회말 1사 1, 3루에서 1루수 땅볼로 선취 타점을 올리면서 복귀 신고를 한 최형우는 4회말 2사 만루에서 우월 2루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빅이닝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6회에도 좌전안타를 날리며 지난 4월 15일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6월 4일 광주 LG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릴 때의 최형우[연합뉴스]
지난 6월 4일 광주 LG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릴 때의 최형우[연합뉴스]
최형우도 올시즌에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 팀 홈런 4개를 모두 혼자서 날리며 분전했으나 5월 한달을 눈에 물이 차는 안구질환을 앓으면서 완전히 공쳤고 6월에 들어서도 전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타격왕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지경인 타율 0.135(37타수 5안타 4타점)가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까지 6월 10게임에서의 성적이었다.

이렇게 KIA는 투타의 에이스가 빠져 있는 동안 완전히 바닥으로 침몰하고 말았다. 6월 한달 동안 6승17패(승률 0.261)에 그친데다 최형우마저 빠진 뒤에는 5연패를 두 차례나 당하며 2승12패(승률 0.143)로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아직은 타율은 2할대를 밑돌고 있지만 KIA의 4번타자이자 해결사인 최형우의 복귀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의 힘이 될 전망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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