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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감독의 '새빨간 거짓말'...양현종 앞에 놓인 3가지 선택은?

2021-06-18 10:17

양현종
양현종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내려가는 양현종에게 "언젠가 우리는 너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리플A에서 잘하면 다시 콜업하겠다는 뜻이었다.

양현종도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이너리그 강등 발표 하루 만에 텍사스는 양현종을 지명할당해버렸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사실상 방출인 셈이다.

양현종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타 구단의 영입이 없을 경우 텍사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든가, 아니면 자유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뒤통수를 맞았다,

우드워드 감독의 말은 '립서비스'였음이 드러났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사실 텍사스는 양현종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나이도 많은 데다 팀의 리빌딩 기조에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를 쓴 것은 젊은 투수들 때문이었다. 유망주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양현종이 의외로 호투하자 텍사스는 '혹'했다.

몸값도 싼 그를 마이너 신분에서 메이저 신분으로 상승시킨다고 큰 손해는 없어 보였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발생했다. 아리하라 고헤이의 공백이 장기화됐다.

텍사스는 양현종이 아리하라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아리하라는 내년에 돌아온다.

텍사스 구단 출입 기자는 "양현종이 내년 텍사스 계획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텍사스는 양현종이 계속 잘하면 데리고 있겠지만, 못하면 방출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결국, 양현종은 차려준 밥을 먹지 못했다.

저 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선발진에서 빠져 불펜으로 갔다가, 다시 마이너로 강등된 후 지명할당까지 된 것은 전적으로 그의 책임이다.

이제 와서 텍사스 구단의 '배신'을 탓해 봤자 소용없다.

문제는 양현종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그의 앞에는 3가지 선택지가 있다. 텍사스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든가, 아니면 자유계약 시장에 나오든가, 이도 저도 아니면 짐 싸서 귀국하든가다.

양현종이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텍사스는 리빌딩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줄 계획이다. 양현종은 텍사스의 내년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마이너리그에서 제 아무리 잘한다 해도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텍사스가 그를 지명할당했다는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

자유계약 시장애 나오는 게 상책이다.

어차피 텍사스는 물 건너 갔다고 본다면, 다른 팀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를 원하는 구단이 전무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구단과의 계약 조건도 마이너리그라면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한다.

양현종은 이제 더 이상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내년이면 그의 나이 만 34세가 된다. 우리 나이로 35세다. 은퇴를 바라봐야 할 나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그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리 없다.

결국, 양현종은 타 구단이 영입하지 않을 경우 KBO 유턴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KBO 유턴이 곧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양현종은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꿈을 이룬 만큼 양현종에게 미련은 없을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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