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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나 어떡해'…부진, 그리고 부상으로 제몫 못하는 외국인선수들은?

2021-06-15 09:41

빅리그를 경험했건, 아니건 관계없다. 각 구단들이 외국인선수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팀의 원투펀치이자 클러치 능력이다. 즉 마운드에서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타석에서는 상대 투수들을 주눅들게 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는가 하면 부진의 늪에 빠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외국인선수들도 있다.

지난 3일 키움전에서 8실점으로 개인최다실점을 한 뒤 3.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는 스트레일리의 표전이 비장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일 키움전에서 8실점으로 개인최다실점을 한 뒤 3.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는 스트레일리의 표전이 비장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시즌 부진한 외국인투수로는 댄 스트레일리(롯데) 라이언 카펜터(한화)와 윌리엄 쿠에바스(kt)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KBO 리그에 들어 온 스트레일리는 하위권인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탈삼진 1위(205개)를 비롯해 평균자책점 2위(2.50), 다승(15승)과 최다이닝(194⅔이닝) 3위 등 투수의 대부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 덕분에 총액 12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미공개된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15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해 스트레일리는 외국인 최고 특급 대우를 받았지만 기대치를 훨씬 못미친다. 12게임에서 3승5패다. 패전은 이미 지난해 4승을 넘어섰고 평균자책점도 4.18이나 된다. 무엇보다 올시즌에는 4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교체된 것이 두 차례나 되고 5실점 이상 경기도 4차례다. 더구나 6월들어서는 3일 키움전 3⅔이닝 8실점(5자책점), 9일 두산전 6이닝 7실점으로 6월 평균자책점이 무려 11.17에 이른다.

한화의 카펜터는 시즌 초반 한껏 높아졌던 기대감이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의 카펜터는 시즌 초반 한껏 높아졌던 기대감이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트레일리는 15일 올시즌 KBO 리그에 입성한 한화의 카펜터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카펜터도 2승6패, 평균자책점 3.01로 스트레일리에 못지않게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카펜터는 큰 기대가 큰 실망으로 바뀐 모양새다. 카펜터는 4월 첫달 5게임에서 1승1패를 했지만 28⅓이닝을 던지면서 31개의 탈삼진을 하며 평균자책점 1.59의 뛰어난 모습으로 한화의 리빌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5월 5게임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52, 6월 2게임에서 2패에 평균자책점을 5.59로 높아졌고 최근 3게임에서는 무려 17실점을 하며 3연패에 빠졌다. 한껏 높아졌던 기대감이 한꺼번에 바닥으로 내 뒹군 꼴이다.

지난해 한화전 4게임 3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강한 면모를 보인데 이어 지난달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1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는 스트레일리나 4월의 좋은 기억을 소환해야 하는 카펜터로서는 15일 결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의 쿠에바스는 지난 13일 한화전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제 간신히 2승을 올려 지난해에 견주어 확연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의 쿠에바스는 지난 13일 한화전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제 간신히 2승을 올려 지난해에 견주어 확연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한화전을 스윕하며 5연승으로 24일만에 선두에 복귀한 kt도 쿠에바스의 부활이 절실하다.

쿠에바스는 13일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9게임째만에 2승째(2패)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6.11을 기록했다. 2019년 13승10패 평균자책점 3.62, 2020년 10승8패 평균자책점 4.10과 비교하면 올시즌 부진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 추세라면 올해 10승 달성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쿠에바스는 13일 한화전 승리를 계기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이렇게 꾸준하게 등판을 하면서도 부진한 외국인선수가 있는가 하면 부진과 부상이 겹친 외국인투수도 있다. KIA의 두 외국인투수인 애런 브룩스와 다이엘 멩덴이 바로 그런 경우다.

부진에다 부상까지 겹친 KIA의 브룩스(왼쪽)와 멩덴
부진에다 부상까지 겹친 KIA의 브룩스(왼쪽)와 멩덴
올해 양현종이 미국으로 진출하고 난 뒤 그 공백을 메꾸어 주어야 할 브룩스와 멩덴은 개인 성적도 좋지 않은데다 부상 결장까지 하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 1일 한화전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한 뒤, 그리고 멩덴은 5월 18일 SSG전서 5이닝 5실점으로 나란히 패전을 한 뒤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똑같이 굴곡근 부상이다.

문제는 이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도 부진했다는 점이다. 브룩스는 11게임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3.52, 멩덴은 8게임 2승2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기대에는 한참 못미쳤다.

브룩스는 지난해 아들의 교통사고로 미국으로 급거 귀국하기 전인 9월 20일 동안 4게임에 나와 4승, 평균자책점 0.95의 압도적인 피칭을 보였고 멩덴은 메이저리그의 경력을 감안하면 양현종의 공백을 상당부분 메워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역시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이 바람에 KIA는 차명진 윤중현을 임시 대체선발로 기용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LG 라모스는 지난해 이맘때쯤 허리 부상을 당한데 이어 올해도 같은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다.
LG 라모스는 지난해 이맘때쯤 허리 부상을 당한데 이어 올해도 같은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다.
이런 외국인투수들과 마찬가지로 부진과 부상에 우는 외국인타자들도 있다. 꾸준하게 출장은 하고 있지만 프레스턴 터커(KIA)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로베르토 라모스(LG)는 지난 9일 지난해에도 다쳤던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라모스는 부상 회복시간이 길어진 다고 판단이 될 경우 교체될 수도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올해 키움에 입단한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도 아직은 글쎄요다. 지난 5월 7일에는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오라는 특명을 받고 퓨처스로 내려가 11일동안 지내기도 했다. 그나마 제이크 브리검의 전담포수로 나서기도 하고 좌익수로도 출전하면서 1인2역을 하고는 있지만 40게임에서 홈런 2개에 타점도 14점에 그치는 등 아직은 제대로 장타력도, 클러치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21시즌들어 외국인선수는 벌써 3명이 교체됐다. 키움은 1승을 올린 조쉬 스미스를 발빠르게 방출한 뒤 지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다 계약을 포기한 제이크 브리검을 재소환했고 부상을 당한 아티 르위키는 샘 가빌리오(SSG)로, 벤 라이블리는 마이크 몽고메리(삼성)로 대체됐다.

과연 그 다음은… ?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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