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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토트넘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2021-05-20 09:22

세르히오 레길론이 자책골을 괴로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르히오 레길론이 자책골을 괴로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018~2019시즌 토트넘 홋스퍼는 8강과 4강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4위를 차지, 다음 시즌에서의 ‘대권’ 가능성을 입증했다.

야심차게 2019~2020시즌을 맞은 토트넘은 그러나, 초반부터 부진했다. 리그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다니엘 레비 회장은 칼을 빼들었다. 구단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포체티노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우승 청부사’ 조제 모리뉴를 거금을 들여 영입했다.

시즌 중간에 지휘봉을 잡은 모리뉴 감독은 하위권에 처진 팀을 추슬러 리그 6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비록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팬들은 60년 만의 리그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

모리뉴 감독은 이 같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즌 초반부터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해리 케인 투톱을 중심으로 하는 역습 전략을 펼치며 팀을 리그 선두에 올려놓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순항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손흥민-케인 효과가 반감됐다. 상대 팀들이 손흥민에게 공간을 주지 않는 수비를 펼치자 코트넘은 당황했다.

경기당 1골 가까이 넣던 손흥민 역시 득점력이 급전직하했다.

토트넘은 2020년 12월 17일 리버풀에게 1-2로 역전패한 이후부터 토트넘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유로파리그 16강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더니 리그 하위팀들에게도 덜미를 잡히는 등 동네북으로 전락, 시나브로 리그 순위가 7위까지 추락했다.

여기에는 모리뉴 감독의 지도력도 큰 몫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을 탓하지는 않고 특정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반감을 샀다.

또, 가레스 베일, 델레 알리 등 선수 기용 문제로 레비 회장과 마찰을 일으켰다.

전술 부재와 선수들과의 불화 등 악재가 겹치자 토트넘은‘그저 그런 팀’이 되고 말았다.

레비 회장은 팀 안팎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다 결국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1주일 앞두고 모리뉴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충격요법’을 단행했다.

일단 팀 내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29세의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이 토트넘을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라비오컵에서 맨체스터시티에게 맥없이 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고, 20일(한국시간)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마저 1-2로 역전패해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시즌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영국 매체들이 케인과 손흥민의 이적 소문을 대대적으로 퍼뜨리자 선수들이 동요한 것도 부진의 한 요인이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토트넘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대적인 선수단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기 집권하고 있는 레비 회장 역시 ‘개혁’의 칼날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레비 회장은 최근 장문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토트넘을 야망을 가진 팀으로 변모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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