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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포커스]벤 라이블리의 어깨가 해결해야 할 세 가지 임무--개인 첫승, 팀 20승 선착에 '수원 징크스 탈출'

2021-05-11 09:21

올시즌 4연속 퀄리티스타트에도 불구하고 1승도 올리지 못한 라이블리가 세 가지 중대한 임무를 띠고 11일 수원 kt전에 선발로 나선다. 라이블리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는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시즌 4연속 퀄리티스타트에도 불구하고 1승도 올리지 못한 라이블리가 세 가지 중대한 임무를 띠고 11일 수원 kt전에 선발로 나선다. 라이블리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는 모습[삼성 라이온즈 제공]
투수의 제1 덕목은 승리다. 투수는 승리할 때 빛을 발한다. 보통은 잘 던지는 것이 승리의 기본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승운이 따르는 투수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도 있다.

올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선수를 꼽으라면 삼성의 벤 라이블리를 꼽을 수 있다. 라이블리는 kt의 윌리엄 쿠에바스와 함께 외국인투수 가운데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심지어 키움의 조쉬 스미스도 1승을 올리고 퇴출이 됐다.

이제 동병상련의 라이블리와 쿠에바스가 11일 수원구장에서 시즌 첫 승을 두고 다툰다. 모두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지만 라이블리에게는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할 이유가 세 가지나 된다.

개인의 첫 승리이기도 하지만 바로 팀의 20승 선착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원 징크스'도 깨야 한다.

무엇보다 올해가 3년째인 라이블리는 첫 승리가 급하다. 2019년 대체선수로 영입된 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이 던지지 못했고 성적도 6승7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평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했다. 전반기(5월~8월)에 12게임에서 55이닝 동안 33실점을 하며 2승7패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으나 후반기(9월~10월) 9게임에서 57이닝 20실점 평균자책점 3.16으로 반등한 것이 재계약의 이유였다.

라이블리는 올해도 시작은 좋지 않았다. 6게임에서 1패만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4.05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난달 4일 키움전에서 4⅔이낭 6실점, 10일 kt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탓이 컸다.

하지만 묘하게 라이블리는 스미스가 퇴출된 다음날인 지난달 16일 롯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이후 4게임 연속 퀄리트스타트다.

특히 지난 어린이날 한화전에서는 라이언 카펜터와 명품 투수전을 벌이며 8개의 삼진을 챙기며 6이닝 동안 무실점 피칭을 했다. 지난해 9월 24일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한 이후 10게임째만이었다. 퀄리트스타트를 한 4게임만 보면 24⅔이닝 12피안타 31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46이다.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이다.

팀의 20승 선착 의미도 대단하다. 지금까지 20승에 선착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32차례 가운데 21차례로 65.6%나 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0승에 먼저 오르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없었다.


2011~2015년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룬 성성 왕조 이후 2016년부터 5년 연속 하위권으로 쳐진 '라팍의 저주'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찾아 왓다.

지난달 10일 kt전에서 4이닝 5실점을 한 라이블리가 실점이 못내 아쉬운 듯 마운드에 쪼그려 앉아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달 10일 kt전에서 4이닝 5실점을 한 라이블리가 실점이 못내 아쉬운 듯 마운드에 쪼그려 앉아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뿐만 아니다. 삼성은 2019년과 2020년 kt에 약한 면을 보여 왔다. 특히나 수원구장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악몽의 땅이나 마찬가지였다. 2019년 2승6패, 2020년 1승7패였다. 2년 동안 3승13패를 당했다. 승률은 0.188에 그쳤다. 이상스레 수원에만 가면 마법사들의 주술에라도 걸린 것 처럼 투수들이나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라이블리는 kt전에서 모두 6게임에 등판해 2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8월 대체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9월 10일과 8이닝 무실점, 21일에 7이닝 1실점으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게임에서 2패만 안았다. 첫 등판한 5월 17일에는 타구를 손으로 잡으려다 손바닥에 타박상을 입어 1이닝 2자책으로 조기 강판되었고 8월19일에는 5이닝 6실점을 해 연거푸 패전을 안았다. 그리고 9월 30일 마지막 등판에는 7이닝 1실점을 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라이블리가 자신의 어깨에 드리워진 세 가지 임무에 어떤 모습으로 대처할 지 지켜보자.

와 승리가 없는 투수는 서서히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 마련이다.
야구는 묘한 경기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 잡히는가 하면 빗맞은 타구는 안타가 된다. 수비 시프트로 안타가 될 타구는 아웃이 되고 아웃이 될 타구는 안타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평범한 타구가 실책이 겹치면서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다.

타자뿐만이 아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구속, 컨트롤, 커맨드가 완벽한 공이 홈런이 되는가 하면 실투한 볼은 병살타로 연결되기도 한다. 1점밖에 주지 않았는데도 패전투수가 되고 5~6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선발투수에게는 5이닝 이상을 던져야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도 불펜투수들은 공 한개를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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