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4(수)

야구

[마니아포커스]원태인(삼성)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선두 질주. 고영표(kt) 연패 끊고 연승 잇는 알토란 역할---토종 대표 투수로 발돋움

2021-04-19 09:26

원태인(삼성)과 고영표(kt). 어느 정도 제 몫을 해 주리라고 믿었지만 이 정도까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기대밖이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는 마운드 운용에 결정적인 버팀목이다. 덩달아 팀도 상승세다.

18일 부산 사직 삼성-롯데전. 7회까지 롯데에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삼성 선발 원태인이 강민호 포수의 축하를 받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18일 부산 사직 삼성-롯데전. 7회까지 롯데에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삼성 선발 원태인이 강민호 포수의 축하를 받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원태인과 고영표는 18일 롯데와 키움을 상대로 나란히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이 덕분에 삼성은 롯데에 2게임 연속 영봉승을 거두었고 kt는 키움을 5연패로 몰아 넣으며 4연승을 구가했다. 삼성은 2021시즌 개막과 함께 4연패, 그리고 kt는 지난 9일 삼성에 스윕패로 4연패에 빠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무엇보다 이들의 기대이상 활약이 반가운 것은 삼성이나 kt, 모두 선발 마운드가 불안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 주던 최채흥이 오른쪽 복사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1군 전력에서 이탈했다. 재활이 순조로운데다 퓨처스 무대에서 조심스럽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4월말까지는 공백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외국인투수인 벤 라이블리도 정상이 아니다. 라이블리는 3게임에 나섰으나 1패만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7.36으로 지난해 4.26보다 거의 3점 이상이나 높다.

이런 상황에서 원태인의 활약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2019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원태인은 입단하면서부터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인이던 첫해에 4승8패로 예열을 한 원태인은 2년차인 지난해에는 6승(10패)으로 승수는 늘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6승은 모두 전반기에 올린 것이었다. 8월 이후 8연패를 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고 구위도 확연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2년생 징크스'라는 말도 들었다.

원태인은 시즌 첫 등판인 7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투구 내용은 범상치 않았다. 5이닝동안 7안타를 맞으면서도 고비마다 삼진 5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버텨냈다. 두산의 새 외국인타자 아리엘 미란다의 호투에 눌려 9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친 팀 타선 불발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등판부터는 스스로가 해결했다. 13일 한화전에서 6이닝동안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생애 첫 두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시즌 첫 승리를 따내 2020년 8월 11일 두산전 이후 이어오던 9연패 사슬을 끊었다.

삼성 원태인이 18일 롯데전에서 7회까지 무실점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원태인이 18일 롯데전에서 7회까지 무실점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리고 18일 롯데전에서 다시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층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10개의 탈삼진이 모두 타자들의 헛스윙으로 이끌어 낸 것이었다. 13일 생애 첫 두자릿수 탈삼진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실증했다. 선발투수 2경기 연속 두자릿 수 탈삼진은 국내 투수로는 KBO 통산 33번째, 외국인 투수를 포함하면 42번째다.

원태인은 올시즌 3게임 평균자책점은 1.00에 25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특급투수로 탈바꿈했다. 평균자책점 단독 1위에 탈삼진은 팀 동료이자 올시즌 유일한 완봉승 투수인 데이비드 뷰캐넌과 공동선두다.

원태인이 이처럼 달라진데는 지난해까지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전형적인 투피치형 투수에서 올해 슬라이더를 장착해 한계단 진화한 덕분이다. 후반기에 들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투구 패턴이 읽혀 져 집중타를 허용하던 약점이 보완되면 6년만의 삼성 부활의 선봉장은 물론 국내 최고의 투수 등극도 결코 멀어 보이지 않는다.

원태인과 함께 고영표도 kt 마운드에 버팀목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kt는 원투펀치를 해 주어야 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하고 3패만 당했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마저 3게임에서 무승이다. 이런 형편에 고영표의 등장은 그야말로 마운드의 구세주가 된 셈이다.

kt 고영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동안의 공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팀의 연패는 끊고 연승을 이어주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고영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동안의 공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팀의 연패는 끊고 연승을 이어주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고영표는 사실 kt가 창단해 하위권에서 멤돌며 암흑기를 보내던 시절에 '토종 에이스'로 주목을 받은 재목이다. 2017년 8승(12패), 2018년 6승(9패)를 한 그는 당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kt에서 꾸준하게 선발등판하며 묵묵히 마운드를 지킨 기둥이었다.

그러다가 2018년 시즌이 끝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2년동안의 군복무를 마쳤고 그리고 올시즌에 복귀했다. 2년간의 공백이 있을 듯 했지만 고영표는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고영표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팀이 필요할 때 모든 역할을 다했다.

2018년 10월10일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일 수원 홈경기 LG전에 첫 등판한 고영표는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고 13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7탈삼진 3실점을 하며 팀의 4연패를 끊으며 917만에 첫 승리투수가 됐다.

kt 고영표의 투구 모습[kt 위즈 제공]
kt 고영표의 투구 모습[kt 위즈 제공]
이어 18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2승째를 거두며 kt를 4연승으로 이끌었다. 2회 키움의 박병호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매 이닝마다 큰 위기없이 버텨내며 3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직구보다는 오히려 체인지업이 더 날카로워지고 예리해진 덕분이었다.

고영표의 3게임 평균자책점은 3.00. 2015년~2018년까지 5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려 2점이나 낮아졌다. 특히 kt는 고영표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2년 동안 엄청난 변신을 했다. 내외야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 KBO 리그 정상급이 됐다. 역대 최고성적을 기대해도 좋은 이유다.

6년째 이어온 라팍의 저주를 벗어야 하는 삼성, 그리고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이어가야 하는 kt에 원태인과 고영표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