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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포커스]'이래저래 애만 태우네'---KBO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명성에 흠집 난 오승환과 원종현

2021-04-07 09:17

항상 잘 던지라는 법은 없지만 출발이 마뜩찮다. 4타자와 5타자를 상대해 1타자는 잡았다. 당연히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만은 이래서는 안된다. 왜? 이들은 바로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마무리투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애가 탄다.

삼성 오승환이 6일 잠실 두산전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등 평소답지 않은 모습으로 불안감을 안겼다.[삼성 라이온즈 자료사진]
삼성 오승환이 6일 잠실 두산전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등 평소답지 않은 모습으로 불안감을 안겼다.[삼성 라이온즈 자료사진]
오승환(삼성)과 원종현(NC)이 한꺼번에 수모를 당했다. '최고'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평소와 전혀 달랐다. 위기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꼭 이들만의 탓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덩달아 팀도 개막 3연패, 2연패에 빠졌다. 이들이 살아나야 팀도 산다.

오승환은 6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1-3으로 뒤진 1사 1, 2루 위기에서 시즌 첫 등판을 했다. 삼성은 키움과의 개막 2연전에서 연패를 당했지만 이날 두산전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선발 백정현이 두산 김재환과 박건우에게 홈런 2발을 내 줘 지고 있었지만 이 위기만 넘기면 동점 혹은 역전도 노려볼만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허삼영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불을 질렀다. 첫 타자 양석환에게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김재호에게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는가 했으나 8번 박세혁에게는 안타까지 맞았다. 선행주자 2명은 물론이고 책임주자인 양석환까지 홈에 불러 들여 단숨에 3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기록상으로 ⅓이닝 4타자 2볼넷 1탈삼진 1자책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생애 통산 295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이 한 이닝조차 막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수모였다. 결과론이지만 삼성은 9회초 공격에서 2점을 만회했다. 오승환이 실점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NC의 마무리 원종현은 롯데전 9회초 5-5 동점상황에서 등판해 5타자를 상대로 4안타(1홈런) 4실점을 하고 말았다.[NC 다이노스 자료사진]
NC의 마무리 원종현은 롯데전 9회초 5-5 동점상황에서 등판해 5타자를 상대로 4안타(1홈런) 4실점을 하고 말았다.[NC 다이노스 자료사진]
원종현은 오히려 오승환보다 더 처참했다. 원종현은 창원 롯데와의 홈경기 9회초 5-5에서 8번째 투수로 나섰다. 이대호에게 선제 만루홈런을 맞은 뒤 차근차근 따라 붙어 7회말 나성범의 적시타로 힘들게 5-5로 동점을 만들어 초반의 불리한 분위기를 NC쪽으로 되돌려 놓은 상태였다.

원종현은 한순간에 이 분위기를 깨뜨려 버렸다. 이대호에게 유격수쪽 내야안타, 정훈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오윤석을 얕은 우익수쪽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리는가 했으나 지시완에게 우중간을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아 결승점을 헌납했다.


이어 이날 삼진 2개에 내야땅볼 2개로 4타수 무안타에다 2게임 7타수 무안타였던 한동희에게 시즌 첫 안타를 중월 3점홈런을 허용하고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지시완은 지난해 한화에서 롯데로 옮겨 단 3게임에 나서 8타수 2안타에 그친 백업포수. 이날도 주전 김준태가 물러난 뒤 백업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원종현으로서는 그야말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타자들에게 연거푸 당하고 말았던 것.

결국 원종현도 ⅓이닝 5타자를 상대해 4피안타 4실점으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2018년 6월 3일 삼성전에 구원으로 나서 ⅓이닝 동안 5안타로 5실점한 이후 무려 1038일만에 당한 수모였다.

2019년 31세이브에 이어 지난해도 30세이브를 올리며 NC 통합우승에 큰 공헌을 했던 원종현이다. 올해도 NC는 변함없은 우승후보다. 확실한 마무리 원종현이 버티고 있는 것이 우승후보로 꼽힌 한 요인이었다.

마찬가지로 삼성도 올시즌 5강 후보로 꼽힌다. 우선 당장 선발요원인 최채흥과 오재일 김동엽의 부상 공백이 커지만 5강에 가기 위해서는 오승환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실력은 어디가지 않는다. 바로 오늘 위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 이 정도 산전수전 다 겪은 오승환과 원종현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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