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런 저항 없이 2루 도루에 성공한 송민섭은 배정대의 안타 때 승리를 결정짓는 3점째를 올렸다.
수비 시프트로 베이스가 빈 경우는 2회에도 있었다. 2루 주자 강백호가 수비 시프트로 텅 빈 3루를 간단하게 훔쳤다.
2개의 ‘공짜 도루’였고 그 중 하나는 결정적인 실수가 되었다. 수베로 감독의 폭 넓은 수비 시프트에 아직 적응을 못한 한화 야수진의 문제지만 시즌이 계속되고 경험을 쌓다보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이해도가 메이저리그와 차이가 난다면 두고두고 속을 썩힐 수 있다.
1986년 신생팀 청보핀토스는 35세의 젊은 허구연을 감독으로 앉혔다. 당시 허구연씨는 야구선수 출신으로 메이저리그까지 공부, 해설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허구연씨에 매료되어 김정우 구단주가 ‘실험’을 한 것이었다.
이론에 강한 허구연 감독은 ‘한 발 빠른 야구’를 내세우며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7연패의 늪에 빠졌고 그의 한 발 빠른 야구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론은 옳았지만 선수들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한 발 빠른 야구를 실행할 능력이 없어서였다. 1루에서 한 발 먼저 내딛고 있다가 견제사를 당했고 타석에선 서둘다가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허구연감독은 선수들이 작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선수의 기량을 꿰뚫어 보고 거기에 맞는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 감독이 지녀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수베로 감독의 ‘수비 시프트’도 선수들의 기량에 잘 맞추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처음이어서 나올 수 있는 실수지만 창의성 없이 코칭스탭의 지시에만 충실하다가 빚어진 결과여서 불안한 구석이 있다.
전체적인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시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문제를 없애는 것은 일정부분 선수들의 몫이다. 충분이 수용하고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것까지 감안할 수 있어야 수베로의 전략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고 그래야 한화도 지난해와 다른 성적을 적어 낼 수 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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