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진욱[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32909224400300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올시즌 신인으로 최대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은 바로 장재영(키움), 이의리(KIA), 김진욱(롯데)이다. 이들은 모두 고교시절 전국무대를 평정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야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을 그냥 뭉뚱거려 '특급신인'이라고 부르기는 뭔가 어색하다. 장재영은 KBO 리그 통산 신인 계약금 2위인 9억원을 받은 반면 김진욱은 3억7천만원, 이의리는 3억원으로 계약했다. 따라서 당연히 격이 달라야 한다.
김진욱과 이의리가 '특급신인'이라면 장재영은 이와 다른 '초특급'에 해당하는 '슈퍼루키'라고 붙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하여간 이들은 프로 데뷔 첫해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신인왕을 거머 쥔 이정후(키움), 강백호, 소형준(이상 kt)과 마찬가지로 올시즌 '신인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강릉고를 전국무대에서 우승시키고 롯데에 2차 지명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진욱은 이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이미 고교 수준을 넘어섰고 웬만한 프로선수들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김진욱은 이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두 차례 2군 연습경기에서 4⅔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시범경기에서도 위력은 여전했다. 지난 21일 키움전에서는 2⅔이닝동안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안타는 맞지 않았다. 그리고 26일 KIA전에서는 3이닝 2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했다.
이때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2회 공수가 교대될 때 주심이 공에 침을 지나치게 묻힌다며 이른바 '스핏볼' 경고를 주면서 밸런스가 흔들렸다. 이 바람에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결국 실책이 빌미가 돼 2실점했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은 0이다.
최고구속 148㎞에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상대팀이었던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이 "어린 투수가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례적으로 칭찬할 정도였다.
허문회 감독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잠깐 흔들렸지만 금방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올해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며 선발로 나가더라도 전체 투구 이닝을 100이닝 정도로 제한해 장기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의리는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 1⅔이닝 동안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단숨에 '양현종 후계자'로 각광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양현종이 구단 유튜브로 이의리의 투구를 지켜본 뒤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이의리에 대한 이런 평가는 한화와의 연습경기와 롯데와의 시범경기를 통해 더 확실해졌다. 13일 한화 연습경기 2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25일 롯데와의 시범경기 5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이었다.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은 삼자범퇴였고 5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엄청난 위력을 보였다.
이의리의 이런 눈부신 투구에 KIA는 '제2의 양현종'을 찾았다며 반색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의리가 김진욱보다 프로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김진욱, 이의리와 달리 장재영은 불펜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장재영은 지금 국내 투수가운데 팀 선배인 안우진과 함께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꼽힌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고 155㎞까지 나왓다. 날이 따뜻해지면 160㎞도 넘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장재영은 제구력이 문제였다. 아직 선발로 한번도 나서지 않고 시범경기 4게임에서 모두 구원으로 등장했다. 특히 21일 롯데전은 장재영의 자존심을 상하기에 충분했다. 동기생인 김진욱이 선발로 나서 무실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장재영은 불펜으로 나서 폭투와 악송구에다 밀어내기까지 내주며 ⅔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1자책점)을 했기 때문이다.
이어 23일 삼성전에서는 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는가 했으나 26일 NC전에서는 다시 1이닝 3피안타에 2실점하는 등 들쑥날쑥했다. 그리고 28일 KIA전에서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첫 세이브를 따냈다.
장재영은 불펜으로 나선 4게임에서 3⅔이닝동안 24타자를 맞아 6개의 안타를 내주고 5개의 볼넷에 1개의 몸맞는 볼, 6탈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7.36에 이른다.
컨트롤과 커맨드가 뒤따르지 않는 빠른 볼 만으로는 프로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장재영이 증명한 셈이다. 아마도 이 차이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김진욱과 이의리는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장재영은 그 명단에서 빠졌다. 이래저래 체면이 구긴 셈이나 다름없다.
선발로 낙점을 받은 김진욱과 이의리. 반대로 불펜으로 시작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장재영. 이들 신인 트리오의 올시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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