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타자들은 통상적으로 중심타선을 맡는다. 흔히 말하는 클린업 트리오다. 그만큼 장타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타자들을 영입할 때도 장타력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강한 2번타자 역할을 했던 KIA의 프레스턴 터커(왼쪽)와 두산의 호세 페르나데스는 3번타자 1루수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32509204506559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먼저 지난해를 보자.
NC 다이노스의 애런 알테어는 8번타자로 주로 나서 '하위타선 4번타자' 역할을 하며 20-20클럽 가입에다 100안타-100타점까지 기록, 지난해 통합우승의 한축이 됐다.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는 2번 타자로 나서 200안타 턱밑까지 가는 안타 제조기로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힘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는 딕슨 마차도 덕분에 고질적인 내야 수비가 탄탄해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마차도는 수비 솜씨와 더불어 136개의 안타를 날리면서 타격도 당초 기대를 웃돌아 '롯데 복덩이'로 1+1년 계약까지 이루어냈다. 또 프레스턴 터커도 지난해 주로 2번타자로 등장해 타율 0.306, 32홈런 113타점으로 KIA 타이거즈의 공격적인 타선에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아직 시범경기를 치르는 중이라 각 팀마다 라인업이 완전히 확정되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올시즌 외국인타자들의 역할은 지난해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마차도도 지난해 비교적 타격에 부담이 적은 7~8번 타자에서 9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만큼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터커는 외야수에서 올해 1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3번타자로 변신해 중심타선의 역할도 떠맡아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LG 트윈스의 로베르토 라모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는 2번타자 시험(?)을 치르고 있다. 프레이타스는 붙박이 2번타자인 서건창을, 라모스는 오지환을 밀어낸 셈이다. 그나마 프레이타스는 중심타선에 이정후 박병호가 버티고 있다고 하지만 라모스의 2번타자 기용은 다소 뜻밖이다.

프레이타스와 라모스의 2번타자 배치는 현대 야구의 트랜드인 강한 2번타자와도 맞닿아 있다. 나름대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최상의 조합을 찾은 결과물을 시범경기부터 시험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지난해 강한 2번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던 페르난데스와 터커는 올해 3번타자 1루수로 나서 대조를 이룬다.
아직 누가 마지막에 웃을 지는 모른다. 또 시즌 중에 임무가 바뀔 수도 있다. 역할과 타순이 변경된 외국인타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시즌의 쏠쏠한 재미가 될 수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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