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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토트넘호', 무엇이 문제인가...감독은 선수 질책, 선수는 감독 불신, 도박업체 모리뉴 경질 가능성 77%

2021-03-20 08:51

조제 모리뉴 감독
조제 모리뉴 감독

영국 매체 텔레그램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조제 모리뉴 감독이 전날 자그레브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0-3으로 패한 후 라커룸에서 토트넘 선수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통 경기가 끝나면 감독은 승패를 떠나 라커룸에서 그날 경기에 대한 총평을 하면서 선수들을 격려한다.

모리뉴 감독도 늘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이날 모리뉴 감독은 침묵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들은 선수들도 모리뉴 감독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모리뉴 감독은 대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의 ‘프로정신’을 질타했다.

그는 “프로라면 매일, 모든 경기,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정신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신 자세부터 졌다”라고 말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시작 전과 하프타임 때도 선수들의 나쁜 태도의 위험에 대해 말해주었다. 선수들은 두 번째 골을 허용한 뒤에야 그 위험을 깨달았다”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모리뉴 감독은 잘하는 선수는 칭찬하지만, 못하는 선수는 공개적으로 비판한다.

이 때문에 상처를 받는 선수도 적지 않다. 가레스 베일, 델레 알리, 세르쥬 오리에, 에릭 다이어 등이 그들이다.

모리뉴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시즌 내내 표출되는 이유다.

일부 선수는 모리뉴 감독의 전술에 의문을 표시하는가 하면, 선수 기용 문제에 불만을 품는다.

특히, 대놓고 말을 하지는 않지만, 모리뉴 감독의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 대한 ‘편애’를 문제 삼는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맥리쉬 전 스코틀랜드 대표팀 감독은 풋볼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케인에 대한 모리뉴 감독의 편애 때문에 선수들 간 부조화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토트넘의 많은 선수들이 모리뉴 감독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백업 골키퍼인 조 하트는 자그레브전에서 패한 뒤 자신의 SNS에 구단의 경기 결과 사진과 함께 “해냈다(Job done)”라는 코멘트를 올린 후 곧바로 삭제했다.

자그레브전에 나서지 못하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해석됐다.

논란이 되자 하트는 “내가 올린 게 아니다”며 사과의 메시지를 게재하며 치고 빠졌다.

반면, 모리뉴 감독을 지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이 비판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 “불공평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주장인 골키퍼 휴고 요리스는 “우리 팀은 예전보다 정신력이 저하됐다. 선수는 감독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모리뉴 감독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구단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일부 선수가 모리뉴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잠복해 있던 문제들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 같은 총체적인 위기에 영국 매체들은 모리뉴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고 나섰다.

이들은 모리뉴 감독이 설사 카라바오컵에서 우승한다 해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지 않으면 다니엘 레비 회장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리그 8위인 토트넘은 4위 첼시에 승점 6이 뒤져 있다. 최소한 리그 4위를 해야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자격을 갖게 된다.

영국 도박 업체들도 모리뉴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베트페어는 19일 프리미어리그 차기 경질 감독에 대한 확률에서 모리뉴 감독을 1위에 올려놓았다. 확률은 13-10이다. 무려 77%에 달한다.

전 토트넘 감독 글렌 호들은 토트넘이 자그레브에게 패하자 “진저리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각에서는 모리뉴 감독의 축구가 ‘구식’이라고 힐난하기도 한다.

토트넘 팬들은 더 난리다.

자그레브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하자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며 모리뉴 감독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모리뉴 감독이 관중 없이 경기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 같은 구단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모리뉴 감독은 사퇴할 뜻이 없다.

그는 “우리는 내가 가고 싶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내가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자진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모리뉴 감독은 일단 22일에 열리는 아스톤 빌라전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급선무다.

이 경기마저 패할 경우 모리뉴 감독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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