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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2021시즌 10개 구단 SWOT⑨‘난 자리’가 ‘든 자리’보다 큰 두산 베어스, 6년 연속 KS 진출 저력과 ‘화수분 야구’가 최대 강점

2021-03-20 05:19

‘난 자리’가 ‘든 자리’보다 훨씬 크다. KBO 리그를 주름잡았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떠났다. 주전 1, 2루수도 FA로 다른 팀으로 옮겼다. 여기다 코치들도 줄줄이 이탈했다. 이래저래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화수분 야구’의 두산이다.

2021시즌 두산의 타격과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김재환(왼쪽)과 최현준
2021시즌 두산의 타격과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김재환(왼쪽)과 최현준
■강점(Strenth)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저력과 주전이 빠지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튀어 나오는 ‘화수분 야구’가 두산의 최대 강점이다.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란 뜻의 화수분처럼 두산에서는 1군 주전 빈자리를 언제든지 메꿀 수 있는 2군 선수들이 계속 육성되고 발굴되고 있다는 말이다.

2000년대 들어 두산 성적은 화려하다. 지난해까지 21시즌을 보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맨 밑바닥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 동안 우승 4회, 준우승 8회, 3위 4회나 된다. 이와 달리 최하성적은 2003년 7위, 2014년 6위였다.

이런 저력은 바로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2군에서 집중 육성한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FA로 영입한 선수는 2013년 홍성흔, 2015년 장원준 단 2명뿐으로 외부 수혈없이 내부 자원들만으로 좋은 성적을 일궈온 것이 바로 두산이었다. 그마저도 홍성흔은 10년 동안 두산에서 활동하다 롯데로 이적한 뒤 다시 친정으로 복귀를 한 경우였다.

하지만 올시즌은 조금 다르다. 2020시즌 최고의 해를 장식한 외국인투수인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이 일본과 미국으로 나갔고 7명이나 나온 FA도 4명만 잡는데 그쳤다. 재활에 더 시간이 필요한 이용찬은 아직 미계약이다. 따라서 ‘화수분 야구’가 더없이 절실할 때가 바로 올해다.

2년 연속 최다안타의 주인공인 호세 페르난데스가 3년째 제 자리를 지키고 있고 내야 핵심인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와 중견수인 정수빈을 잔류시키는 철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4번 김재환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마운드는 최원준, 이영하, 장원준, 유희관, 함덕주에다 김민규, 이승진, 이현승, 홍건희 박치국 등 불펜들이 새로 가세한 외국인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의 불확실성을 줄여 주어야 한다.

당장 KBO 리그 최고 수준인 1루수 오재일을 대신할 자원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신인 안재석과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강승호와 박계범이 합류하고 김민혁 서예일 신성현 등 재능있는 내야수들이 많아 수비력은 큰 걱정이 없는 것도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지난해 팀 홈런 9위였던 장타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넓은 잠실구장을 활용해 한차원 높은 베이스러닝과 정교한 타격을 하는 박건우 허경민 정수빈 등을 앞세워 집중력있는 득점력을 위주로 하는 스케일이 작은 오밀조밀한 야구로 두산의 팀 컬러가 바뀌게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외국인투수 워커 로켓(오른쪽)과 아리엘 미란다는 두산에게 약점이자 기회를 동시에 줄수 있다.
외국인투수 워커 로켓(오른쪽)과 아리엘 미란다는 두산에게 약점이자 기회를 동시에 줄수 있다.
■약점(Weakness)
우선 선발투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고 장타력 저하가 두드러져 보인다. 지난해 28승을 합작하면서도 패배는 6패에 그쳐 승률 82%에 이르렀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의 공백을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얼마나 메꾸어주느냐가 과제다.

여기에 지난해 성큼 선발자리를 꿰찬 최원준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감도 부족하다. 물론 유희관이나 장원준을 불펜으로 활용하기는 더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선발로 오랜 이닝을 끌어 가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여기에 지난해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이영하, 반대로 마무리에서 선발로 바꾼 함덕주가 또다시 보직을 바꾸거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인 김민규 이승진 등이 선발이나 마무리로 등판할 수도 있다.

한때 홈런군단으로 명성을 떨쳤던 두산으로서는 오재일과 최주환의 이적에 따라 홈런 30개 이상이 날라간 것도 약점이다. 두자릿수 홈런타자는 김재환 박건우 페르난데스만 남을 수도 있을 정도로 자칫 홈런 가뭄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활이 끝나지 않아 FA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이용찬이 건강한 몸으로 복귀하면 두산은 불안한 마운드에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재활이 끝나지 않아 FA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이용찬이 건강한 몸으로 복귀하면 두산은 불안한 마운드에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기회(Opportunity)
올시즌 두산은 마운드와 함께 내야수 경쟁에서 무한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포수 박세혁, 지명타자 페르난데스, 외야수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에 3루수 허경민 정도가 붙박이다.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이 있지만 풀시즌을 뛰기는 어렵고 1루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주전감을 찾아야 한다.

외국인투수 로켓과 미란다에게도 기회는 있다. 두산은 역대 최초로 3년 연속으로 외구인선수 다승왕을 배출했다. 지난해 kt에서 방출된 알칸타라가 20승을 올리며 다승왕이 된 것 처럼 로켓이나 미란다가 다승왕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만큼 투타에서 무한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확실한 주전감이 없다는 말도 되지만 또한 반대로 모든 선수들에게 주전이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되는 셈이다.

아직 FA로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재활중인 이용찬이 재계약을 하고 부상 후유증을 털고 성공적으로 선발로 복귀하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위협(Threat)
아직 단 두 팀에 불과했지만 KBO 리그에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난 뒤 그 다음 해에 하위권으로 쳐진 경력이 있다. 바로 SSG 랜더스로 갈아 입은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회 우승에 빛나는 SK는 이후 2018년 다시 우승하기까지 5년 동안 중위권을 맴돌았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통합우승을 4차례나 한 삼성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특정구단이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알려주는 한 예에 불과하다. 특히 2019년 우승을 다투었던 SK가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만으로 지난해에 9위까지 떨어진 점을 두산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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