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키움은 전체 전력으로는 지난해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수력은 다소 보강이 됐지만 공수의 핵인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내야 수비와 공격력이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마운드는 선발로 나서도 손색 없는 자원들이 많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인 에릭 요키시가 건재하고 지난 4년 동안 에이스 역할을 하던 제이크 브리검 대신 조쉬 스미스가 키움의 새로운 제2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여기에 토종 투수들인 최원태 한현희에다 프로 4년차 안우진, 이승호와 2년차 조영건에 특급 신인 장재영도 있다. 특히 지난해 7승(6패)에 그치면서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수확에 실패한 최원태가 살아나 준다면 키움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다만 확실한 마무리인 조상우가 스프링캠프 도중 당한 부상은 마음에 걸린다. 이 바람에 연습경기에서 안우진은 선발, 장재영은 불펜으로 시험을 하고 있지만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서로 보직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프로 5년차에 접어들어 KBO 리그 최고타자 반열에 든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에서 주루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31609545800754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무엇보다 키움은 2008년 3월 창단한 뒤 5년 동안 하위권에 맴돌았으나 2013년 부터 지난해까지 8시즌 동안 7차례나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시즌 막판 내외부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졌지만 5위로 가을야구에 합류하는 저력도 보였다.
그 동안 우승은 못했지만 넘어질 듯 넘어질 듯 하면서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는 꾸준함이 지금까지 키움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타력과 빠른 발, 모든 내야를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까지 갖춘 김하성의 공백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당연히 공수에서 문제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선 공격은 김하성을 대신할 만한 자원은 당장 없다. 수비도 왼쪽 라인에서 문제점이 생겼다. 박병호와 서건창 이용규 이정후가 지키는 오른쪽 라인은 그나마 안정적이지만 김혜성 전병우 허정엽에 신인 김휘집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왼쪽라인 수비는 다소 헐거운 모습이다.
마무리 조상우의 부상 결장은 오히려 김하성의 공백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재활에 최소 12주 이상이 걸리는 점으로 미루어 5월 중순까지 등판이 어렵다. 자칫 시즌 초반 연패로 하위권으로 떨어지면 만회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해 키움에서 세이브를 올린 투수는 조상우밖에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하다. 결국 지난해 단 한차례도 마무리를 하지 못한 이영준, 양현, 안우진 등이 맡아야 한다.

2021시즌 키움의 기회는 박병호의 타격 부활,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와 9억 팔 장재영의 활약은 키움에게 올시즌 기회를 안겨 줄 수 있는 키 플레이어들이다.
지난해 박병호는 21개의 홈런을 날렸으나 타율은 0.223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출장 게임도 100게임에 못 미쳤고 당연히 규정타석도 못 채웠다. 부상에다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물방망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덩달아 외국인타자도 테일러 모터에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에디슨 러셀로 교체를 했으나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따라서 박병호의 부활과 프레이타스의 활약 여부는 김하성의 타선 공백을 얼마나 메꾸어 주느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들이 살아나면 이정후와 함께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공포의 핵타선을 이룰 수 있다.
![9억팔의 특급 루키 장재영은 올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키움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가 될 전망이다.[사진 키움 히어로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31610054601611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올시즌이 끝나면 박병호를 비롯해 서건창 한현희 박동원 등 핵심 주전 4명이 FA 자격을 얻는다. FA 자격을 얻기 직전해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FA로이드'까지 더해 진다면 기대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위협(Threat)
'적은 항상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는 말이 있듯 키움은 이상스레 프런트쪽에서 자주 말썽을 일으켰다.
키움의 실질적 구단주에서 경제사범이 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이 불거지기도 하고 허민 이사회 의장의 야구단 갑질 논란이 터지고 대표이사 공석 사퇴까지 맞는 등 그야말로 구단은 바람잘 날이 없었다.
2019년 준우승을 한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나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막판에 3위를 달리고 있는 손혁 감독을 전격적으로 사퇴시킨 뒤 감독과 코치 경험이 전혀 없는 전력분석원 출신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결국 5위에 그친 것도 모두 구단 헤게머니를 둘러싼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
올시즌에도 이런 사태가 재연될 소지는 충분하다. 가뜩이나 전력이 약화돼 어려움이 예상되는 키움으로서는 자칫 이런 내부요인까지 터지면 자칫 하위권으로 쳐질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