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시즌 롯데는 거물급 루키 3명이 일으킬 팀 변화가 최대 강점이다. 1차지명의 포수 손성빈(장안고), 2차 1라운드 투수 김진욱(강릉고), 2차 2라운드 나승엽(덕수고)이다. 이들은 기존 붙박이 주전들을 제치고 서로의 위치에서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팀 전체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가장 주전 경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수에서 손성빈이 당장 마스크를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하지만 왼손투수인 김진욱과 우투좌타인 나승엽은 즉시전력으로 손색이 없다.
2021시즌 투수 2위, 신인 3위 계약금(3억7000만원)으로 입단한 김진욱은 3일 상무와 2이닝 3탈삼진(무사사구, 1피안타), 그리고 13일 SSG 랜더스 2군팀과 2⅔이닝 4탈삼진(3볼넷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선발 테스트를 이미 거쳤다. 오는 20일 시작되는 2021시즌 키움과의 시범경기부터 선발 낙점을 받았고 정규리그에서도 올시즌 100이닝 이하, 경기당 투구수 100개로 제한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김진욱과 나승엽을 제외하면 롯데의 올시즌 전력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외국인투수가 애드리안 샘슨에서 앤더슨 프랑코로 바뀌고 주전 외야수인 민병헌이 뇌동맥류 수술로 인해 빠져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만 있는 셈이다.
프랑코는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뿌리고 있지만 제구력에서 다소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으나 제1선발 댄 스트레일리에 박세웅 노경은이 지킬 3, 4선발이나 김원중의 마무리는 변함이 없다.

이대호를 비롯해 전준우 손아섭이 서서히 에이징커브에 접어드는 시기다. 여기에다 민병헌이 뇌수술로 인해 복귀 시기를 정하지 못함에 따라 타선에서는 전체적으로 날카로움이 무디어졌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또한 이들의 뒤를 받쳐 줄 정훈이나 강로한 등 백업들도 30대 초중반 선수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세대교체가 늦은 것이 약점이다.
선발진은 김진욱이 가세하면 더 단단해 졌지만 37살의 노경은이 꾸준하게 4선발 자리를 지켜 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무엇보다 구승민 최준용 박진형 등 중간 불펜진과 마무리 김원중이 후반부에 들어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결국 이러한 불펜진들의 불안이 지난해 1점차에서 12승21패, 연장전에서 4승9패로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로 이어졌다. 그리고 14차례, 전구단들에게 끝내기 패배 수모도 당했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병살타(148개)에서 보듯 팀 배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회(Opportunity)
롯데의 올시즌 전력이 우승까지 바라보기는 어렵더라도 2017년 3위 이후 가을야구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소위 'FA 로이드'라고 할 수 있는 손아섭, 민병헌, 정훈의 활약과 김진욱과 나승엽이 1군에서 얼마나 바람을 일으켜 주느냐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1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미국을 거쳐 국내에 들어와 2번째 FA를 맞은 이대호가 어느 정도 성적으로 팀에 기여해 주느냐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추신수의 KBO 리그 입성은 이대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국내무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지를 구축한 이대호로서는 절친이자 동갑내기로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앞세운 추신수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그야말로 나이를 잊은 역대급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남아 있다.
여기에 다음 세대를 위해 꾸준하게 모아 둔 미래 육성자원들 가운데 중간 불펜진과 야수진에서 제대로 백업할 수 있는 새 얼굴들이 등장한다면 2021시즌 롯데로서는 금상첨화다.

올해 롯데는 신인보강을 제외하고는 전력적으로 큰 보강이 없는 탓에 외형상 지난해 성적이상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에 나름대로 많은 변화를 꾀하고도 막판에 치고 올라가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프런트와 감독의 불협화음이다. 대부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이런저런 불협화음들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때로는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 사이에, 또 때로는 프런트와 감독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불협화음은 선수단 전체 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불협화음은 가장 경계해야 할 위협요소다. 팀 성적이 좋으면 불협화음도 서로 팀을 위한 고언으로 받아 들여져 좋게 포장이 되지만 이와 달리 팀 성적이 나쁘면 내부 불안에 감독의 레임덕까지 초래하는 칼날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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