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한화의 외국인감독으로 취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사진 한화 이글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2712403803727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한화는 2001시즌부터 지난 20년 동안 모두 7명의 감독(감독 대행 제외)이 거쳐갔다.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감독이 부임한 2021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까지 포함하면 8번째다. 이광환-유승안-김인식-한대화-김응용-김성근-한용덕 감독 등 명성이 높은 감독도 있었고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에다 팀 문화에 밝은 레전드 출신 감독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중도하차의 비운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김인식 감독이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 마저도 2번째 계약기간을 채우지는 못했고 김응용 감독이나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로 성적부진의 덫을 벗지 못한 채 2년만에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이제 한화는 2021시즌 극약 처방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외국인감독을 영입했다.
수베로 감독은 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2008~2010년), 전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2017년~2018년),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2020년~)에 이어 KBO 리그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자 최초의 남미 출신(베네수엘라) 감독이다.
한화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은 앞서 말한대로 국내에서 명성을 날렸거나 스타플레이어, 레전드 출신 등을 모두 감독으로 영입해 봤지만 기대에 못 미친 탓이 크다. 여기에다 앞서 KBO 리그에서 감독을 맡은 3명의 외국인 감독들이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린 덕분이기도 하다.
또 외국인감독은 그동안 국내 출신 감독들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식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수들과 수평적인 리더십을 통한 소통과 공감능력이 뛰어나 KBO 리그의 상당부분은 긍정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가 수베로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수베로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선수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사진 한화 이글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2712415408390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베테랑들은 모두 팀을 떠났고 외부 영입도 없었다. 확실한 에이스도 없다. 유일하게 10승을 올렸던 워윅 서폴드는 방출됐다. 마무리 정우람 정도뿐이다.
그렇다고 지난해 SK에서 2게임에 2패한 닉 킹험, 대만리그에서 영입한 라이언 카펜터는 확실한 원투펀치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킹험과 카펜터 두 외국인선수를 모두 합해 105만 달러에 영입했다. 여기에 인센티브를 제외하면 75만 달러다. 계약금과 연봉만을 기준으로 하면 KBO 리그 10개 구단 최하급 외국인투수다.
여기에 잠재력있는 유망주들은 있다고 하지만 장타력있는 거포도 없고 3할타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2020시즌 홈런 12개의 노시환이 팀내 유일한 두자릿수 홈런타자이고 최재훈이 역시 유일한 3할대 타자였다. 그나마 총액 100만 달러로 영입한 라이온 힐리가 눈에 띄는 정도다.
이 때문에 한화는 2021시즌을 팀 리빌딩 시기로 잡고 있다. 프로구단에서 리빌딩이란 우수 선수들을 영입할 수 없을 때 예외없이 나오는 말이다. 자금력을 충분히 받쳐주는 구단은 리빌딩을 할 필요가 없다. 충분한 자금력으로 필요한 우수 선수들을 영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화가 수베로 감독은 한화가 우승을 위해 영입했다기 보다는 메이저리그식 팀으로 변모를 바라는 리빌딩에 치중하기 위해 영입한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프런트나 팬들도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수뇌부 코치들이 모두 외국인 코칭 스태프로 채워졌다고 해서 당장 한화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성적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베로 감독으로서는 KBO 리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압박은 의외로 클 수 있다. 바로 KBO 리그에서 마저 실패를 하게 되면 메이저리그는 커녕 마이너리그에도 설 자리가 없어 질 수 밖에 없는 탓이다.
무엇보다 수베로 감독은 1군 감독이 한화가 처음이다. 스프링캠프의 짧은 시간동안 선수들과 충분한 교감과 소통을 했다고 하더라도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다. KBO 리그에 대한 야구 문화 자체도 실제로 겪어보면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수베로 감독이 한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점이 '실패할 자유'였다. 즉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아야 다음에 똑 같은 실패를 하지 않은 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제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칭 스태프들은 오히려 선수들보다 더 '실패할 자유'를 가져야 할 지도 모른다.
승리는 선수들의 공으로 돌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패배의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하는 마음가짐도 함께 가져야 한다.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많을 것이 확실한 2021시즌 한화에서 수베로 감독이 보여 주어야 할 감독의 제1덕목이다. 그리고 KBO리그에 적응하기까지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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