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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⑲오승환과 오재일, 'Two Oh'가 삼성 부활의 선봉장 역할을 할까?

2021-02-26 09:46

"포스트시즌 진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상위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다"

삼성은 좌완 거포의 맥을 이을 FA 오재일의 가세로 하위권 탈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좌완 거포의 맥을 이을 FA 오재일의 가세로 하위권 탈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팔이 안으로 굽는 탓일까?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은 2021년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전력을 이렇게 평가했다.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다른 팀들은 대부분 전력 누수가 있는 반면 삼성은 오히려 전력이 보강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두산은 원투펀치가 동시에 일본과 미국으로 이탈했고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빠졌다. KIA는 양현종이, 키움은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났다.

이렇게 핵심 투타자들의 공백이 있는 상위권 팀들과는 달리 삼성은 국내 복귀 2년차를 맞은 오승환, FA로 영입한 오재일과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의 가세로 투타에서 짜임새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전력 상승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잘 알려졌듯이 삼성은 지난 10년 동안 극과 극을 달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4년 연속 우승에다 2위가 한번이지만 2016년부터는 2018년 6위가 최고 성적이고 9위 2차례(2016년~2017년), 8위 2차례(2019년~2020년)였다. 도전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부침의 10년을 보내 삼성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 신호탄은 오재일이 쏘아 올렸다. 오재일은 대구에만 오면 이상스레 펄펄 날았다. 2020년 시즌에는 홈런이 16개에 그쳤지만 넓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면서도 2016~2019년까지 4년 동안은 매년 20홈런 이상씩을 날렸다. 지난해 라팍에서는 타율이 0.389, 출루율 0.478, 4홈런, OPS 1.534나 됐다. 삼성이 라팍으로 옮긴 2016년부터는 103타수 32안타(타율 0.311), 12홈런, 33타점이다.

특히 삼성의 토종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는 원태인에게는 지난 2년 동안 13타수 8안타(타율 0.615) 5홈런을 날렸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원태인이 이해 3월 30일 2-1로 앞선 9회에 등판해 역전 3점 홈런을 맞아 프로 데뷔 첫 패전을 당하기도 한 쓰라린 기억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오재일의 가세는 양준혁-이승엽-최형우(KIA 타이거즈)로 이어지는 삼성의 왼쪽 거포의 맥을 이어 간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삼성은 최형우가 KIA로 이적한 뒤 사실상 왼쪽 거포 부재에 시달렸다. 좌타자인 구자욱이 공백을 메꾸어 주기는 했지만 거포라기 보다는 오히려 중거리 타자에 가까웠다.

삼성은 오재일이 라팍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6년 연속 100안타에 자신의 생애 최다 홈런(27개)도 넘어 설 수 있을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여기에 타점까지 100타점을 넘어선다면 금상첨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라팍에서 2년째를 맞는 오승환이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라팍에서 2년째를 맞는 오승환이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런 오재일에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라팍에서 2년차를 맞는 오승환은 마무리에서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5월 6일 키움을 상대로 라팍에서 첫 복귀전을 치른 뒤 45게임에 등판해 3승2패 1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나름 괜찮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오승환이기에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블론세이브가 4차례나 있었다. 끝판왕이라는 명성에 흠이 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그나마 전반기에 1승1패6세이브2홀드(평균자책점 4.58)로 부진하다 갈수록 나아져 후반기에 2승1패12세이브(평균자책점 1.50)로 제 모습을 되찾은 점이 반갑기 그지없다.

지난해 오승환은 승부를 서두르는 느낌을 주었다. 결정구도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47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15개, 몸맞는 볼 2개로 사사구가 17개나 됐지만 탈삼진은 39개에 그쳤다. KBO 리그에서 활동한 10시즌 동안 탈삼진은 가장 적었고 프로에 데뷔한 2005년을 제외하고 피안타(44안타)는 가장 많았다. 부상으로 부진했던 2009~2910년을 빼면 평균자책점도 처음으로 2점대로 올라섰다. 150㎞에 이르는 볼 스피드에서는 전성기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컨트롤에서 문제를 보인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처음으로 선 라팍의 마운드에서 쓴 경험은 보약이 됐다.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몸의 회전력과 순간 스피드를 끌어올리면서 리듬을 찾아가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조금 빨랐던 투구 템포도 여유있게 가져 가기 위해 수정을 하고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돌직구를 보여주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오승환(39)과 오재일(35)은 투타에서 삼성의 최고 베테랑이다. 2021시즌 투타 베테랑이 만들어 갈 삼성 모습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기대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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