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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⑰이름과 팀도 바꾸고 되돌아 온 닉 킹험, 한화에서는 통할까?

2021-02-22 09:15

지난해 단 2패에 그치고 방출된 뒤 이름을 바꾸고 한화에 입성한 닉 킹험이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지난해 단 2패에 그치고 방출된 뒤 이름을 바꾸고 한화에 입성한 닉 킹험이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다른 팀에서 뛰다 이런저런 이유로 방출된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종종 있었다. 대부분은 KBO 리그에서의 준수한 성적과 경험을 높이 산 덕분이다. 이렇게 영입해 대표적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지난해의 라울 알칸타라(두산)다.

2019시즌 11승11패(평균자책점 4.01)을 올린 알칸타라는 KT가 2020년 재계약을 포기하자 두산으로 자리를 옮겨 20승(2패) 투수로 성큼 올라서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이 성적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이런 알칸타라와 달리 2021시즌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가 된 닉 킹험은 전혀 다른 케이스다. KBO 리그에서 아픈 기억만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출된 뒤 다시 입성했기 때문이다.

닉 킹험은 2019년 11월 앙헬 산체스의 대체선수로 총액 90만달러로 SK 와이번스와 입단계약을 맺었다. 이 때 우리말 표기로는 '닉 킹엄'이었다. 그는 국내 선수들과의 친화력도 좋아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큰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SK의 제1선발로 낙점됐다.

코로나19로 한달 이상 늦게 시작한 2020 KBO 정규리그 개막전인 5월 5일 한화전. 선발로 나선 킹엄은 7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의 역투를 했지만 타선이 단 2안타에 그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킹엄이 못 던진 것이 아니라 한화 선발 워윅 서폴드가 워낙 잘 던진 탓이었다.

킹엄은 일주일 뒤인 5월 12일 잠실 LG전에 시즌 두번째 선발로 나섰으나 3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8실점(5자책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2패째를 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사흘 뒤인 5월 1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1군에서 말소된 뒤 다시는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정밀 검진을 하면 아무 이상이 없으나 공을 던지면 불편하거나 통증을 느끼는 증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킹엄은 7월 초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8월에 SK는 대체 외국인선수로 투수대신 타자인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했으나 이마저도 기대에 못미쳤다. SK가 2020시즌 9위의 최악 성적표로 마치게 된 데는 킹엄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킹엄에서 킹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2020년 11월 29일 총액 55만달러로 한화와 계약을 맺었다. 연봉 총액만을 비교하면 35만달러가 삭감된 액수지만 승리없이 2패에 그친 킹험을 영입한 것은 의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 구단은 킹험이 SK에 입단하기 전부터 꾸준하게 리스트에 올려놓고 지켜봐 왔던 선수인데다 방출된 이후에도 현지에서 다양한 검증을 한 결과 지난해 수술한 팔꿈치는 물론 어깨도 전혀 이상이 없고 구속도 SK 입단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월 18일 입국한 킹험은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한화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불펜피칭을 선보였다. 정확한 구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좋은 구질을 선보였다. SK때보다 확실히 나은 몸 상태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제 체력만 더 끌어 올리면 된다."며 건강에 있어서는 최고 단계라고 자신한 킹험은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 새로운 해가 시작됐고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함께 한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킹험은 미국시절부터 지난해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5시즌 토미존 수술을 시작으로 무릎부상, 복사근 부상 등으로 부상 부위가 매번 다른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코칭 스태프 수뇌부 전체를 외국인으로 채운 한화로서는 올시즌 부상없는 킹험의 활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킹험이 SK에서의 악몽을 씻고 한화의 리빌딩을 통한 바닥권 탈출에 향도 노릇을 할 수 있을 지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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