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 39살에 접어드는 이대호는 2년 내에 우승하고 은퇴하겠다는 의지로 계약서에 옵션 조항을 삽입하는 FA 계약을 맺었다.[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1909282307780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이대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 리그 대표 타자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욜라 KBO 리그를 평정했으며 한국, 일본, 미국 등 3개국 야구를 모두 경험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 4년 동안 일본프로야구, 그리고 2016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첫 FA 자격으로 2017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100억원 등 총액 150억원에 4년 계약을 하며 국내에 유턴해 최고액 선수로 우뚝 선 경력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는 2021년 두번째 FA 계약에 나섰다.
'천하의 이대호'였지만 '나이를 이기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만 39살을 앞두고 나타나는 에이징커브는 어쩔 수 없었다. 따라서 그의 연봉 계약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단과 이대호는 협상 소식을 함구했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계약기간이나 금액에 대해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는 추측만 했을 뿐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2월 1일 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시즌 개막에 대비한 스프링캠프를 앞둔 직전인 1월 29일 롯데 이대호가 묘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이대호(왼쪽)가 1월 29일 롯데와 2년 총액 26억원에 FA계약을 마친 뒤 이석환 대표이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롯데 자이언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1909303405805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이에 대해 계약을 마친 뒤 구단을 통해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며 은퇴 계획을 먼저 밝힌 이대호는 "팀이 우승을 하면 1억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는 조건의 옵션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는 계약이 늦어진 데 대해 은퇴시기를 결정하는데 조율이 필요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즉 이대호가 은퇴하기 전에 반드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 이대호의 두번째 FA 계약과 관련된 요지인 셈이다.
프로원년 멤버인 롯데는 지금까지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더구나 롯데는 이대호가 입단한 첫해부터 4년(2001년~2004년)동안 연속 꼴찌를 했다. 39시즌 동안 9번이나 꼴찌를 해 역대 최다 꼴찌팀이다. 심지어 2019년에도 꼴찌를 했다.
덩달아 이대호도 KBO리그에서 뛴 15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는 단 5차례밖에 나서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전 4차례(2008년~2010년, 2017년), 플레이오프전 1차례(2011년)에 나섰을 뿐이다. 한국시리즈 무대는 아직까지 한번도 경험조차 하지 못했다. 특히나 2011년 SK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는 5게임에서 18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타율 0.222에 그치면서 물방망이로 전락하기까지 했다.
즉 2001년에 프로에 입단해 일본과 미국에서 지낸 5년을 제외한 15시즌 동안 1900개의 안타에 332개의 홈런을 날리며 통산타율 0.309에다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격 타이틀을 한차례 이상씩 거머쥐며 KBO 리그를 호령했지만 아직도 한번도 팀 우승에는 기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계약서에 사인한대로 옵션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과연 롯데가 2년 내에 우승할 수 있느냐가 열쇠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롯데는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아 외형상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외야 주전인 민병헌이 뇌동맥류가 수술을 받는 바람에 오히려 펑크가 났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승(12패)을 올린 애드리안 샘슨을 대체한 앤더슨 프랑코와 초고교급으로 평가받는 좌완투수 김진욱(강릉고)과 내야수 나승엽(덕수고)이 1군 무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좋은 전력을 보일 수도 있다. 여기에 올해를 마지막으로 FA 자격을 얻는 손아섭, 정훈의 활약도 변수다.
![고졸 신인 타자로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승엽이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1909362200033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자신의 화려한 야구 커리어에 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보탠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불명예스럽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 자리를 물러난 오명도 한꺼번에 털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롯데는 5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을야구에 합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짐의 모두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은 이대호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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