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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⑭소형준을 넘어서는 신인투수 등장하나?

2021-02-18 09:38

2020시즌 고졸신인으로 최고 활약을 펼친 소형준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배 포수 장성우에게 모자를 벗고 깎듯이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시즌 고졸신인으로 최고 활약을 펼친 소형준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선배 포수 장성우에게 모자를 벗고 깎듯이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시즌에 '제2의 소형준'이 나올 수 있을까?

2020시즌 프로야구에는 강력한 인상을 준 신인들이 많았다. 프로야구가 연륜을 쌓아 가면서 퓨처스리그에서 1~2년 정도 경험을 쌓은 뒤에 1군에 데뷔하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해 곧바로 1군에 합류해 두각을 나타낸 말 그대로 고졸신인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 가운데 대표주자는 소형준(KT)이다. KT에 1차 지명돼 계약금 3억6000만원으로 입단한 소형준은 지난해 26게임에서 133이닝을 던져 141피안타 6피홈런 51사사구 92탈삼진 63실점(57자책점)하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의 빼어난 성적으로 고졸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소형준은 2006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8승(6패1세이브)을 올린 이후 14년만에 고졸신인으로 두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박종훈(SK 와이번스)과 함께 토종 투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이 덕분에 2021시즌 연봉은 2700만원에서 무려 419%가 인상된 1억4000만원으로 훌쩍 뛰기도 했다.

특히나 지난해 11월 9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을들어 극강의 모습을 보인 크리스 플렉센과 선발로 맞붙어 7회 2사까지 25타자를 상대로 단 3안타만 내주며 4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의 공을 받아 준 12년 대선배인 포수 장성우에게 모자를 벗고 깍듯이 인사를 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1시즌에도 '제2의 소형준'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KBO 리그 신인 통산 두번째 최고액인 계약금 9억원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이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KBO 리그 신인 통산 두번째 최고액인 계약금 9억원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이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사진 키움 히어로즈]
2021시즌으로 계약금 2억원 이상을 받은 투수는 모두 7명이고 모두 고졸이다. 전 키움 장정석 감독의 아들인 장재영(키움·덕수고)이 9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김진욱(롯데·강릉고) 3억7000만원, 이승현(삼성·상원고) 3억5000만원, 이의리(KIA·광주일고) 3억원이다. 그 뒤를 김동주(두산·선린인터넷고), 강효종(LG·충암고), 김건우(SK·제물포고)가 각각 2억원씩의 계약금을 받았다.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고 해서 프로에서도 그만큼 하리라는 법은 없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프로야구 통산 신인 최고액인 10억원으로 2006년 KIA에 입단한 한기주를 들수 있다. 한기주는 입단 첫해에 10승(11패1세이브)을 해 몸값을 하는 듯 했으나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대만전에서 마치 프리배팅 투수처럼 집중타를 맞아 참담한 방화로 곤욕을 치른 뒤부터는 아예 완전히 무명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당시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스카우터들이 신인선수들을 관찰하는 방법이 다양한 기술적인 지표를 활용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검증을 하는 덕분에 거의 몸값과 비슷하게 활약을 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이 요즘의 추세다.

2021시즌 좌완 트리오들인 김진욱, 이승현, 이의리(사진 왼쪽부터)
2021시즌 좌완 트리오들인 김진욱, 이승현, 이의리(사진 왼쪽부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장재영, 김진욱, 이승현, 이의리 등은 충분히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이들은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선배들과 함께 몸을 만들며 프로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가운데 장재영만 우완이고 김진욱-이승현-이의리는 고교시절 좌완 트리오라 불릴 정도로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왼손투수들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준급 왼손투수들의 등장은 2021시즌의 또 다른 화제거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감독이나 코치들도 이들이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닌데다 간단한 캐치볼이나 불펜피칭으로 몸을 푸는 모습을 지켜보며 간간히 미소를 띄우는 등 흐뭇한 표정들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KIA는 메이저리거의 꿈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양현종의 공백을 메워줄 좌완 에이스 재목으로 이의리를 손꼽고 있다.

지난해 하위권으로 쳐졌던 롯데나 삼성도 김진욱과 이승현이 즉시전력으로 좌완 선발 투수로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지난 16일 롯데는 처음으로 미디어에 공개한 '피칭랩'을 통해 김진욱의 투구를 정밀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를 통해 선수들에게 맞는 훈련방법을 처방하고 단점을 보완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전이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선배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버텨낼 수 있다. 2021시즌이 끝난 즈음 누가 웃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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