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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⑫이민호(LG), 반쪽을 넘어 토종 에이스 자격 갖출 수 있나?

2021-02-16 09:24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달이상이나 연기돼 5월 5일 개막한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의 초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역대급 신인투수들의 등장을 손꼽을 수 있다.

프로 2년차를 맞은 이민호는 지난해 20게임에서 4승4패에 그쳤지만 LG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프로 2년차를 맞은 이민호는 지난해 20게임에서 4승4패에 그쳤지만 LG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들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들이란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바로 소형준(KT 위즈), 이민호(LG 트윈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정규리그가 시작하자마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소형준이 5월 한달 동안 4게임에서 3승1패를 올려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면 이민호는 3게임에서 1승에 그치면서도 평균자책점이 0.00을 기록한 덕분에 나란히 신인왕 후보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렇게 시즌 중반까지 팽팽하게 기싸움을 하던 신인왕 다툼은 8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소형준으로 완전히 기울고 말았지만 이민호도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자리를 지키며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LG 마운드의 에이스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민호는 지난해 20게임에서 97⅔이닝을 던져 4승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2게임, 그리고 시즌 막바지 2게임 등 4게임에서 구원으로 나섰을 뿐 나머지 16게임은 모두 선발이었다.

구원 4게임에서는 7이닝을 던져 승패없이 3실점 무자책점이었고 선발 16게임을 기준으로 하면 90⅔이닝 40자책점(평균자책점 3.97)이다. 비록 승수는 기대에 못미쳤지만 고졸 신인투수가 선발로 등판해 평균 5이닝을 던지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만큼 수준급 피칭을 보여 주었다고 할 만하다.

이민호는 지난해 류중일 전 감독의 특별 보호를 받으면서 평균 10일 간격으로 등판했다. 굳이 따지자면 5선발이라기보다는 6선발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당시 류 전 감독은 "이민호는 고졸이면서도 장점이 많은 투수다. 투구 자세도 유연하고 수비도 좋다. 견제 동작도 빠르다. 위기 상황에서도 긴장을 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이민[사진 LG 트윈스]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이민[사진 LG 트윈스]
하지만 이민호가 대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년차를 맞는 올시즌이 중요하다. 바로 2020시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고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풀타임 선발 자리를 꿰차야 한다. 차명석 단장이나 류지현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2021시즌 LG의 키플레이어로 이민호를 꼽을 정도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반쪽이 아닌 완전 선발 자리를 굳혀야 한다. 즉 지난해 10일 로테이션 파트너였던 정찬헌을 떨쳐내야 한다.

여기에 투구 패턴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민호는 150㎞가 넘는 빠른 볼과 140㎞대의 고속 슬라이더가 강점인 전형적인 투 피치 투수다. 나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추었다. 그러나 완급조절보다 전력투구를 하는 경향이 강해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많았다. 지난해 볼넷 44개, 몸에 맞는 볼은 10개로 사사구가 54개나 돼 탈삼진(67개)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이 바람에 6회를 채 넘기도 전에 던진 공 갯수가 100개를 훌쩍 넘기곤 했다. 투구수를 아껴야만 이닝이터이자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선발 16게임 가운데 퀄리티스타트가 7게임밖에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초반의 실점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26일 삼성전에서 1회에 9타자에 35개 공을 던지며 5안타 5실점한 것을 비롯해 9월 7일 롯데전에서는 1회에 6실점, 2회에 4실점하면서 1⅓이닝동안 10실점을 하기도 하는 등 초반 실점율이 거의 70~80%에 이르렀다.

최근 LG의 이천 스프링캠프를 방문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민호에 대해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투수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프로 2년차에게는 지나친 부담이 될수도 있지만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하듯 이민호가 새롭게 출범한 '류지현 호 LG'의 반쪽이 아닌 풀시즌 선발에다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2021시즌이 지난해 시행착오를 넘어 설 또 다른 시험무대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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