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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⑩'3년 연속 20승 투수' 맥을 이을 투수는 루친스키냐? 구창모냐?

2021-02-14 12:19

20승 투수.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투수에게 20승은 꿈의 기록이나 마찬가지다. 단순한 에이스를 넘어 레전드로 올라선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어느듯 KBO리그 3년차에 접어든 드류 루친스키는 명실상부한 NC의 에이스로 20승 투수에 가장 근접해 있다.
어느듯 KBO리그 3년차에 접어든 드류 루친스키는 명실상부한 NC의 에이스로 20승 투수에 가장 근접해 있다.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유니콘스)의 20승 이후 무려 18년만인 2017년 20승을 거두며 사상 첫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를 한꺼번에 석권한 양현종(전 KIA 타이거즈)은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고 2020시즌 유일한 20승 투수인 라울 알칸타라(전 두산 베어스)는 일본프로야구로 적을 옮겼다.

이제 KBO 리그에 현역선수로 20승을 경험한 투수는 단 한명도 남아 있지 않다. 그렇지만 여전히 20승 투수 탄생은 가능해 보인다.

우선은 외국인 투수들이 눈에 띈다. 2019시즌 알칸타라와 마지막까지 다승 1위 싸움을 하면서 1승차이로 20승을 놓친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가 건재하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한 루친스키는 여전히 최강 멤버의 타력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지난해처럼만 해 준다면 충분히 20승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15승 이상을 거둔 케이스 켈리(LG),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 등도 20승 투수로 기대를 걸만하다.

2020시즌 선발투수로는 가장 많은 35게임에 나서 200이닝 이상을 던진 데스파이네는 이론적으로 20승 투수에 가장 근접한 외국인 투수다.
2020시즌 선발투수로는 가장 많은 35게임에 나서 200이닝 이상을 던진 데스파이네는 이론적으로 20승 투수에 가장 근접한 외국인 투수다.
켈리는 2019년 14승, 2020년 15승을 올리며 KBO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데스파이네는 등판간격이 짧아 다른 투수들보다 4~5게임 더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데스파이네는 알칸타라와 스트레일리가 31게임에 나섰으나 이들보다 4게임 많은 35게임에 나섰고 유일하게 200이닝을 넘어 207⅔이닝을 던졌다.

여기에 올해 외국인투수 최고액인 100만달러(계약금, 연봉, 인센티브, 이적료 포함)에 KBO리그로 둥지를 튼 다니엘 멩덴(KIA 타이거즈)이나 윌머 폰트(SK 와이번스), 앤드류 수아레즈(LG 트윈스) 등도 20승 투수 복병들이라고 할 수 있다.

KBO 리그 최고의 왼손투수로 성큼 올라 선 구창모는 '포스트 양현종'답게 토종 투수로 레전드 대열에 오를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O 리그 최고의 왼손투수로 성큼 올라 선 구창모는 '포스트 양현종'답게 토종 투수로 레전드 대열에 오를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종 투수로는 '포스트 양현종'으로 손꼽히는 구창모(NC 다이노스)가 단연 돋보인다. 구창모는 부상으로 15게임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9승 무패로 평균자책점도 1.74밖에 되지 않는 압도적인 피칭을 보였다. 부상없이 풀시즌을 소화한다면 충분히 20승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2020시즌 나란히 토종 투수 최다승(13승)을 올린 박종훈(SK 와이번스)과 소형준(KT 위즈)도 눈여겨 봄직하다.

박종훈은 언더핸드스로에다 큰 투구동작으로 주자가 나가면 잇달아 도루를 허용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9위에 머문 바닥권의 팀 성적에도 13승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2021시즌에 팀 타선 뒷받침을 받는다면 첫 언더스로 20승 투수로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사이드암 투수로 1997년 김현욱(당시 쌍방울 레이더스)이 20승을 올린 적이 있지만 이때 김현욱은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나서서 모두 올린 승수였다.

소형준은 고졸신인으로 단숨에 KBO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발돋움했다.
소형준은 고졸신인으로 단숨에 KBO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발돋움했다.
또 지난해 고졸 신인 돌풍을 일으키며 신인왕을 움켜 쥔 소형준은 거의 한달 이상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토종 다승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당장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좀 더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20승 투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KBO 리그 40년 동안 20승 이상을 올린 투수가 나온 적은 모두 21차례 17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선동열(전 해태 타이거즈)이 3회(1986년, 1989년, 1990년)로 가장 많고 고 최동원(전 롯데 자이언츠)과 김시진(전 삼성 라이온즈)이 각각 두 차례씩 20승 투수 대열에 올랐다. 말 그대로 KBO 리그의 레전드 투수들이다.

그나마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선발이나 중간, 마무리 투수가 정착되지 않은 1980년대에 20승 투수가 10명이나 나왔으나 1990년대에는 단 4명, 2000년대에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단 한명에 그쳤다. 그리고 수준급 외국인투수가 영입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외국인 투수들 5명이 20승 투수 대열에 올라섰을 뿐이다.

심지어 현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전 한화 이글스)이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년차 메어저리거가 된 김광현(전 SK 와이번스)조차도 단 한 차례도 시즌 20승을 올리지 못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2021시즌 20승 투수의 맥을 잇는다면 외국인선수일까? 아니면 토종 투수일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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