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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2021 눈여겨 볼 것들⑧SK 이어받을 신세계가 올해 새로운 신세계를 이룰 수 있을까?

2021-02-12 10:01

제주도에서 SK로서는 마지막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선수들. 2021시즌부터 SK는 새로운 팀으로 다시 태어난다[사진 SK 와이번스]
제주도에서 SK로서는 마지막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선수들. 2021시즌부터 SK는 새로운 팀으로 다시 태어난다[사진 SK 와이번스]
오는 3월 20일 시작되는 시범경기부터 SK 와이번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팀이 공식 경기를 시작한다. 신세계든 이마트든 어디라도 괜찮다. 모 그룹이 바뀌고 팀 이름을 비롯해 모든 것이 달라지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실제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다.

SK를 이어 받는 신세계는 지난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LG 트윈스와 약간은 닮은 점이 있다.

SK의 지난해 성적은 10개 팀 가운데 9위로 바닥권이었고 MBC 청룡의 당시 성적도 7개 팀 가운데 6위로 바닥권이었다.

MBC는 1983년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 때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의 첫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 감독에게 한게임도 이기지 못한 채 1무4패에 그쳤다. 이후 LG에 팀을 넘겨 줄때까지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심지어 1988년과 1989년에는 연속으로 7개 팀 가운데 6위였다.

이런 MBC를 인수한 LG는 인수 첫해인 1990년 정규리그에서 1위(71승49패, 0.592)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4연승으로 따돌리고 통합우승을 안았다. 지금까지 팀을 인수해 첫해에 우승한 유일한 케이스다.

역시 SK를 인수해 2021시즌부터 정규리그에 나서는 신세계도 직전해의 성적만을 두고 보면 MBC를 인수한 LG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바로 SK가 2020시즌에 10개 팀 가운데 9위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와 MBC의 경우는 완전히 틀린다.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주축으로 2000년에 KBO 리그 8번째 팀으로 참가한 SK는 창단 4년째인 2003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데 이어 8년째인 2007년에 첫 우승을 시작으로 그동안 통산 4회 우승,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07년~2012년)을 했다.

2020시즌도 SK는 여전히 5강 후보로 꼽혔으나 예상밖으로 바닥권에서 헤맸다. 2019년 정규리그 막판에 9게임차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에 1위 자리를 내 준 뒤 플레이오프전에서 키움에게 마저 패하면서 3위에 그친 충격파가 컸다. 특히나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진출한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 한해이기도 했다.

새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가 서귀포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SK 와이번스]
새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가 서귀포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SK 와이번스]
이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SK의 2021년을 대비한 팀 정비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2020정규리그가 끝난 다음날인 10월 31일 새 외국인 투수로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의 영입을 발표했고 민경삼 대표를 비롯한 구단 수뇌부에 이어 코칭 스태프의 대대적 교체, 베테랑선수를 방출로 이어졌다.

11월 6일 김원형 감독 선임 발표와 동시에 베테랑 선수 11명을 방출, 11월 8일 코치 8명 재계약 불가 통보, 11월 13일 구단 조직 개편, 11월 28일 2021시즌 코칭스태프 조직 완료, 12월 11일 9년만의 외부 FA로 최주환 영입, 12월 22일 전 선수들과 연봉계약 완료 등이 그것이다.


SK가 이렇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빠르게 팀 정비를 마쳤으나 그 팀 정비가 제대로 빛을 보기도 전에 구단이 매각되면서 이제는 그 모든 것은 신세계가 떠안게 됐다.

그렇지만 올해 신세계의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지난해 10승대 투수는 13승(11패, 평균자책점 4.81)을 거둔 박종훈 단 한명이었다. 서진용이 마무리와 중간계투로 전천후 활약을 하며 8세이브 12홀드를 기록했고 김정빈이 10홀드, 김세현이 7홀드에 그쳤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은 단 2게임만 던지고 부상으로 조기 방출됐고 리카르도 핀토는 6승15패(평균자책점 6.75)로 처참했다.

타격도 3할 타자는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100게임을 넘긴 타자도 불과 5명뿐이었다. 최정(33개), 제이미 로맥(32개)로 팀 홈런 147개의 44%나 됐고 한동민(15개), 김강민(12개) 등 단 4명만이 두자릿수 홈런을 날렸을 뿐이고 100안타를 넘긴 타자도 로맥(137안타), 최정(122안타), 최지훈(120안타) 등 3명뿐이었다. 100타점을 넘은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4년 총액 42억원에 9년만에 SK에서 FA로 영입한 최주환[사진 SK 와이번스]
4년 총액 42억원에 9년만에 SK에서 FA로 영입한 최주환[사진 SK 와이번스]
여기에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들과 FA 최주환, 그리고 키움에서 이적한 불펜투수 김상수가 가세했다.

물론 뚜껑을 열어 보아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2021시즌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가 축소되고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못함에 따라 상당한 수준급 선수들이 KBO 리그에 문을 두드렸다는 것.

새 외국인 투수인 폰트는 100만달러(계약금 15만, 연봉 85만), 르위키는 총액 75만달러(계약금 10만, 연봉 55만, 인센티브 10만)에 계약했다. 중심타선에서 꾸준하게 활약해 준 제이미 로맥은 총액 115만달러(연봉 90만달러, 인센티브 25만달러)다. 5년 연속으로 KBO 리그 최고참 외국인선수가 됐다.

결국 올해 새팀 신세계의 성적은 2020시즌 단 6승에 그쳤던 외국인 투수들이 어느 정도 해 주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여기에 박종훈, 문승원, 이건욱 등이 제대로 받쳐 주면 금상첨화다. 타격도 최주환의 가세로 최정, 로맥과 함께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은 파괴력을 갖추었다. 한동민, 김강민, 최지훈, 고종욱 등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코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새내기 김원형 감독의 통솔력도 아직은 미지수다. 새로 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가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되도록 준 선물도 아직은 없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2명에 최주환, 김상수의 가세만으로 9위에서 단숨에 상위권으로 오르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세계의 앞날이 결코 순탄할 수 없다고 하는 이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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