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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스프링캠프가 코앞인데.”...양현종, 직접 미국 가서 협상했어야

2021-02-08 13:40

양현종
양현종
일본 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뒤 일본에 머물며 미국 에이전트의 전화만 기다리고 있었다.

30일 기간의 포스팅제도로 MLB에 가야 했던 스가노는 포스팅 마감일이 다가오는 데도 마음에 드는 조건을 내건 팀이 없자 직접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 에이전트의 말을 직접 들어봐야겠고, 필요하다면 구단과 직접 담판을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에서 자신의 위치를 직접 확인한 스가노는 마음을 접고 귀국했다.

그리고는 요미우리와 최고 대우를 받으며 재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계약도 불사하겠다며 KIA 타이거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MLB 진출을 선언했던 양현종은 미국에 있는 에이전트의 전화만 기다리며 한국에 머물고 있다.

스가노와 달리 포스팅제도로 MLB에 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 자유계약 신분으로 도전하고 있는 양현종으로서는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굳이 미국에 가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양현종은 한국 에이전트와 미국에 있는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긴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러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느니, 지금은 구단 선택만 남았다느니 하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으나 정작 정식 계약을 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쯤이면, 이미 구단을 확정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

10일 후면 MLB 스프링캠프가 문을 연다. 이때는 투수와 포수가 소집된다.

그런데도 양현종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도대체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한국 에이전트와 미국에 있는 에이전트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가고 있는지 양현종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저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만 듣고 있을 뿐이다.

양현종은 갑이 아니다. 을의 입장이다.

을은 갑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수천 킬로 떨어진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설득해야 하는 게 더 낫다. 필요하면 트라이아웃도 불사해야 한다.

황재균과 노경은도 미국에 직접 날아가 구단이 실시하는 트라이아웃에 응했다.

일각에서는 양현종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격리 문제 등으로 섣불리 미국행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비자 문제는 구단에서 얼마든지 해결해줄 수 있다. 굳이 한국에서 취업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한국에서 비자를 받을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지금 양현종은 KBO에서의 화려한 성적만을 믿고 “나를 데려가라”라고 할 상황이 아니다.

미국에 가서 어떤 방식으로든 구단과 계약을 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양현종이 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과 계약할 수는 있다. 조만간 계약 소식이 들려올 수도 있다.

다만,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직접 협상을 했더라면, 좀 더 나은, 그리고 좀 더 빨리 계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야 스프링캠프에서 좀 더 나은 피칭을 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 가서도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가노처럼 MLB행을 깨끗이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와 KBO에서 뛰면 되는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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